8일 광주구장에서는 단연 KIA 투수 이범석이 화제였다. 전날 삼성전에 선발등판해 최고 구속 153km의 강속구를 뿌리며 6이닝 1실점(비자책점)으로 호투해 2005년 프로 데뷔 후 4년 만에 첫승을 올렸기 때문이다.
이범석은 이날 선수단에 피자 15판을 돌리며 ‘첫승 턱’을 쐈다. KIA 조범현 감독은 “우리팀은 다들 첫승이네”라며 웃었다. 서재응도 4월 29일 첫승을 올린 뒤 선수단에 아이스크림을 돌린 바 있다. 호세 리마도 9일 목동 히어로즈전에 모처럼 선발등판하는데 내심 첫승을 올려주기를 바라지 않을까. 그라운드에서도 이범석은 화제였다. 삼성 한대화 수석코치는 지나가던 KIA 이강철 투수코치를 붙잡고 “우리 타자들한테 변화구는 컨트롤이 안되니까 강속구만 노리고 들어가라고 했는데 강속구에 밀리고 변화구에도 속았다”며 혀를 내둘렀다. 둘은 이구동성으로 “이범석이 예전에는 상체로만 공을 던졌는데 어제는 하체 중심이동이 좋았다. 점차 좋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 코치는 “이강철 코치가 이범석을 만들었구먼”이라며 슬쩍 눈을 흘겼다. 이에 이 코치는 “저 같은 보조 투수코치가 뭘 만들어요”라고 손사래를 치며 겸연쩍은 표정. 그러면서 이 코치가 장난스럽게 한마디 덧붙이자 한 코치는 눈만 껌벅거릴 수밖에 없었다.
“사실 이범석은 삼성 타자들이 만들어준 거죠, 뭐.”
광주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