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만이그를응원한다…“날아라박지성”

입력 2008-05-0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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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27·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아버지 박성종(50)씨의 아들에 대한 사랑은 각별하다. 박지성이 어렸을 적에는 넉넉하지 않은 형편에 체격이 왜소한 아들에게 고기라도 실컷 먹여야겠다는 생각에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정육점을 차렸을 정도.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프리미어리그에 진출한 박지성이 아시아 최고 축구 스타 반열에 오른 요즘도 박성종씨는 타지에서 외롭게 생활하는 아들을 위해 1년에 절반 이상은 영국에 머문다. 아버지의 응원은 박지성에게는 무엇보다 큰 힘이다. 하지만 박성종씨는 11일 오후 11시(한국시간) 벌어지는 맨유와 위건의 리그 최종전을 집에서 지켜보기로 결심했다. 이날 경기가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가. 맨유의 2연패 여부가 이 경기에 달려있다. 맨유는 위건과의 원정 경기에서 승리하면 첼시-볼턴전 결과에 관계없이 통산 17번째 우승을 확정짓는다. 올 시즌 말미 알토란같은 활약을 보인 박지성이 우승의 일등 공신으로 우승컵을 치켜드는 역사적인 장면이 연출될 수도 있을 터. 하지만 박성종씨는 영국으로 가지 않았다. 아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더 큰 이유는 자신감이다. 아들이 이번에도 우승을 차지할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섰기 때문. 박지성의 에이전트 JS리미티드 관계자는 “우리는 우승을 100확신하고 있다. 아버지께서 이번 경기는 TV로 보신 후 곧 맨유와 첼시의 챔피언스리그 결승전(5월 22일)이 열리는 러시아로 떠나실 계획이다”고 말했다. ○박지성은 미다스의 손 이번에 맨유가 우승을 차지하게 되면 박지성에게 ‘화룡점정’의 의미를 지닌다. 이미 가는 리그마다 팀을 우승으로 이끌어 ‘행운을 가져다주는 선수’로 정평이 나 있는 박지성이다. 박지성은 네덜란드 PSV에인트호벤으로 이적하기 직전인 2003년, J리그 교토 퍼플상가 소속으로 가시마 앤틀러스와의 일왕배 결승전에 출전해 1골을 터뜨리며 팀의 우승을 이끌었다. 교토로서는 창단 후 첫 우승. 지금도 교토 팬들은 종횡무진 그라운드를 누비던 박지성의 모습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이어 네덜란드 이적 후 두 번째 시즌이던 2005년, 박지성은 시즌 7골을 넣는 맹활약을 펼쳤다. 뿐만 아니라 박지성은 리그 최종전과 네덜란드축구협회(KNVB)컵 결승에서도 골을 넣으며 에인트호벤의 더블(리그, FA컵 우승)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냈다. 2006년 프리미어리그 이적 첫해, 박지성은 라이벌 첼시에 우승컵을 내주는 아픔을 겪었고 이듬 해에는 팀의 우승을 목발을 짚은 채 쓸쓸하게 지켜봐야 했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박지성은 이미 영국 현지에서도 당당히 우승의 주역으로 인정받고 있다. ○부상 후유증 딛고 ‘출전=무패’ 공식 부상에서 회복한 직후 긱스와 나니에 주전 자리를 내줬던 박지성은 지난 달 AS로마와의 유럽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에서 도움을 올리며 서서히 자신의 진가를 발휘하기 시작했다. 이후는 탄탄대로. 박지성이 선발 출전하는 경기마다 맨유가 승리하며, ‘박지성 출전=무패’ 공식이 굳어졌다. 맨유는 올 시즌 박지성이 출전한 13경기(12승1무)에서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 최종전에도 박지성의 선발 가능성은 높다. 나니는 지난 웨스트햄전 퇴장으로 이미 출전이 불가능한 상태. 일부에서 맨유 소속으로 최다 출장 기록(758경기)에 단 1경기를 남겨둔 긱스의 선발을 거론하지만 냉정한 승부사 퍼거슨 감독은 이런 것에 관계없이 컨디션 좋은 선수를 선발로 낼 가능성이 크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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