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호,약체요르단과2-2무승부수모

입력 2008-05-31 21:5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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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심의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선수들과 코칭 스태프는 물론 축구팬들의 얼굴마저 굳어졌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31일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0 남아프리카 공화국(이하 남아공)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 3차전에서 2골차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후반 불안한 수비력을 노출시키며 약체 요르단과 2-2 무승부를 거뒀다. 이로써 투르크메니스탄, 요르단, 북한과 함께 3조에 속해 있는 한국은 조별 예선에서 1승 2무(승점 5점)를 기록, 한 경기를 덜 치른 북한(1승 1무)에 승점 1점 앞선 가운데 불안한 선두를 유지했다. 하지만 한 수 아래로 평가받던 상대와 비겨 자신감을 크게 상실한 한국은 앞으로 남은 3경기가 원정이라는 점에서 큰 부담을 안게 됐다. 이날 4-5-1포메이션을 가동한 허 감독은 원톱에 박주영(서울)을 두고, 공격형 미드필드에 안정환(부산)을 배치시켜 공수 조율을 맡겼다. 또한 좌우 측면 공격수에 박지성(맨유)과 이청용(서울)을 출전시킨 허 감독은 ‘더블 볼란테’ 김남일(빗셀 고베)-조원희(수원)를 중앙 미드필더로 중용해 1차 방어선을 구축했다. 포백(four-back)라인은 이영표(토트넘)-곽희주(수원)-이정수(수원)-오범석(FC사마라)으로 구성됐고, 골문은 김용대(상무)가 지켰다. 경기초반부터 강한 압박을 통해 주도권을 쥐어 나간 한국은 전반 38분 선취골을 터뜨리며 기선을 제압했다. 박주영의 코너킥이 이정수와 이청용의 머리에 맞고 흐르자 문전 앞에 있던 박지성이 논스톱 슈팅으로 상대 골네트를 흔들었다. 이번 박지성의 골은 소속팀 맨유의 리그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동시 우승에 일조한 상승세가 이어진 셈. ′더블′ 달성으로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한 박지성이 여세를 대표팀까지 몰고 와 ′박지성 시프트′를 확실히 선보인 것이다. 전반을 1-0으로 마친 한국은 후반 시작하자마자 추가골을 넣으며 경기를 더욱 쉽게 풀어갔다. 조원희의 저돌적인 돌파로 얻어낸 페널티킥을 박주영이 침착하게 골문 중앙으로 밀어 넣은 것. 기세를 올린 한국은 후반 24분 김두현이 오른쪽 측면 크로스를 공중으로 솟구쳐 올라 회심의 헤딩슛을 날렸지만, 크로스바를 살짝 벗어나 아쉽게 세 번째 득점 기회를 날려 버렸다. ‘찬스 뒤에 위기’란 말이 있었던가. 한국은 4분 뒤 요르단에게 일침을 당했다. 문전 혼전 상황에서 김용대가 요르단 선수의 슈팅을 2차례나 선방했지만, 끝까지 집중력을 발휘한 압델 파타에게 골을 허용했다. 이후 김두현을 교체투입하며 공격의 실마리를 풀어간 한국은 선(先)수비 뒤 빠른 역습으로 전개한 요르단에게 후반 34분 다시 한번 뼈아픈 동점골을 허용했다. 중원에서 길게 넘어온 패스를 압델 파타가 강력한 왼발슛으로 연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다급해진 한국은 요르단의 밀집수비를 뚫기 위해 총 공세를 펼쳤다. 그러나 한국은 경기 후반 눈에 띄게 떨어진 체력과 상대의 철벽수비를 뚫을 수 있는 전술 부재로 승점 1점을 나눠 갖는데 그치고 말았다. 김진회 기자 manu3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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