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문4개월만에최윤희이어2위,지난해7종경기석권한저력과시
“너, 장대 한 번 해볼래?” 넉 달 전 임성우(부산연제구청) 감독이 던진 한 마디가 한국육상에 파장을 몰고 왔다. 임은지(19·부산연제구청)는 5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제62회 전국육상선수권 여자 장대높이뛰기에서 3m80으로 2위를 차지했다. 1위는 4m를 넘은 ‘미녀새’ 최윤희(22·원광대).
임은지는 2007년 전국체전 고등부에서 7종경기(100m허들·200m·800m·높이뛰기·멀리뛰기·포환던지기·창던지기)와 세단뛰기를 석권한 유망주. 하지만 임 감독은 그 종목에서 세계무대를 두드리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큰 모험이었지만 임은지도 호기심 반, 기대 반으로 매달렸다.
장대높이뛰기는 스피드, 도약력 등 육상의 모든 능력이 종합적으로 요구된다. 임은지는 100m허들과 200m를 뛰면서 스피드를 익혔고, 높이뛰기와 멀리뛰기를 하면서 도약력을 키웠다. 7종경기로 쌓은 탄탄한 기초체력 덕분에 기술 습득도 빨랐다.
장대 입문 두 달 만에 첫 출전한 4월 실업대항에서 1위(3m60), 5월 종별대회에서는 3m70으로 2위에 올랐다. 5일 대구스타디움은 가랑비와 바람 때문에 최악의 조건. 임은지는 “기온이 낮아 장대의 탄력이 떨어져 애를 먹었다”고 했다. 등수에는 만족하지만 기록은 성에 차지 않는다. 임은지는 “연습 때는 3m90도 넘었다”면서 “10월 전국체전에서는 한국기록(4m11)에 도전하겠다”고 했다.
임 감독은 “2년 뒤에는 4m40대도 가능하다”면서 “2011년 대구세계선수권과 2012년 런던올림픽을 바라본다”고 했다.
대구=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