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조1위…죽음의조탈출기회”,프랑스“탈락위기…더이상갈곳없다”
유로 2008 본선 진출을 위해 마음을 졸여야했던 포르투갈. 그런 포르투갈이 막상 본선에서는 8강행 티켓을 가장 먼저 따냈다. 포르투갈은 국제축구연맹(FIFA) 주최 U-20대회에서 2차례 우승했을 뿐 아직 메이저대회 우승 경험은 없다. 특히 홈그라운드였던 유로 2004에서는 결승에서 그리스에 발목이 잡혀 눈물을 삼켜야 했다.
하지만 이번 유로 2008은 포르투갈이 정상에 도전할 절호의 기회가 아닌가 생각된다. 조별 예선 리그를 통해 드러난 포르투갈의 전력은 호날두가 확실하게 에이스로 자리매김했고, 세대교체를 통한 완벽한 신·구 조화를 이뤘다고 볼 수 있다. 이는 최근 두 경기에서 잘 드러난다.
여기에 선수들에게 ‘큰 형’으로 통하는 루이스 펠리페 스콜라리 감독의 지도력을 덧붙이고 싶다. 스콜라리가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브라질을 우승으로 이끌었을 당시만 해도, 그를 ‘명장’이라고 부르는 사람은 없었다. 심지어 스콜라리의 대표팀 지도경력은 쿠웨이트 대표팀에 불과하고, 알 샤밥, 주빌로 이와타, 알 아힐리 같은 아시아의 클럽들을 전전했다며 그가 브라질을 우승으로 이끈 것은 모두 브라질 선수들의 힘이었다고 폄하하던 분위기였다. 필자 또한 비슷한 생각이었다. 아무리 좋게 보아도, 브라질 촌구석 출신 스콜라리는 명장이라 할 수 없어 보였다.
그러나 2003년 포르투갈 감독직을 맡으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그는 자신의 진면목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그의 스타일을 한번 살펴보자. 선수들하고 무지 친하니까 그의 별명은 ‘큰 형’이다. 그는 벤치에 앉아있질 못하는 다혈질이기도 하다. 툭하면 사이드라인에 나가 선수들에게 열정적인 웅변(?)을 토해내고, 툭하면 대기심에게 시비를 걸고, 아무 것도 아닌 일에 자리를 박차고 나가서는 도통 벤치를 느긋하게 지키지 못하는 감독이다.
엄숙주의에 사로잡힌 한국 사람들이 보기에 무게가 없어 보이고 때로는 한심할 수도 있는 그런 감독이다. 하지만 그런 독특한 스타일 때문에 그가 명장의 반열에 오른 것인지도 모른다. 아브람 그랜트 감독이 사임한 첼시의 사령탑에 스콜라리가 선임된 것도 그의 탁월한 지도력을 인정받은 결과물이다. 만일 포르투갈이 이번 대회에서 우승한다면 스콜라리 리더십은 또 한번 조명을 받을 것이다. 완벽한 경기내용을 보이며 순항을 하고 있는 포르투갈은 일단 독일 전차 군단과 치러질 것으로 예상되는 준결승전이 고비가 될 것이다. 호날두가 막힐 때 스콜라리는 어떤 전술을 구사할 지, 또한 중앙 스트라이커 부재로 경기 때 마다 전술적인 변화를 시도하는 스콜라리가 축구팬들을 깜짝 놀라게 할 신묘를 부릴 수 있을지 이래저래 궁금해진다. 그래서 분석할 것이 더 많아졌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