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현·김정우‘와일드카드’전쟁

입력 2008-06-1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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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팀의 동갑내기 김두현(26·웨스트 브롬위치)과 김정우(26·성남 일화)가 유독 올림픽팀 와일드카드 합류를 바라고 있다.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2008베이징올림픽에서 메달을 획득하면 군 복무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혜택을 받으면 4주간의 기본 군사 교육만 받고 국방의 의무를 사실상 마친다. 2008-2009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뛰게 된 김두현은 이번 기회를 놓치면 계약기간이 만료되는 2년 뒤 국내로 돌아와 군에 입대해야 한다. 올해 1월 이적시장에서 해외 진출을 시도하다 실패한 김정우도 올림픽 메달과 함께 유럽에서 활약할 수 있는 기반 마련을 꿈꾸고 있다. 둘은 이전에도 여러 차례 기회가 있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김두현은 아시안게임 2차례(2002·2006년), 월드컵(2006), 올림픽(2004) 등 4번의 기회를 살리지 못해 이번에 올림픽에 참가하면 5수생이 된다. 김정우도 2004년 아테네올림픽,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에서 목표 달성에 실패, 삼수에 나선다. 김두현은 “대표팀에 들어와서 지성이형에게 ‘형은 갈 필요 없잖아요. 제가 대신 참가해 열심히 뛰겠다’고 말했을 정도로 올림픽에 반드시 나가고 싶다”고 굳은 의지를 드러냈다. 이어 그는 “프리미어리그 준비도 중요하지만 나에게는 올림픽 출전이 더 중요하다”며 “선발만 된다면 소속팀의 동의를 얻어 반드시 올림픽에 참가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프리미어리그 적응보다 올림픽 메달이 더욱 절실한 셈이다. 김정우는 김두현보다 와일드카드 발탁 가능성이 높았다. 박지성이 포함될 경우 수비형 미드필더의 와일드카드는 그의 몫이었다. 박성화 감독은 이미 그를 마음에 두고 있었다. 그러나 박지성이 제외되면서 김정우도 와일드카드 선발을 장담할 수 없는 처지가 됐다. 둘이 함께 와일드 카드에 선발되기는 사실상 힘들다. 윙 포워드와 공격형 미드필더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자원 1명, 수비형 미드필더 1명, 왼쪽 풀백 1명 정도가 유력하다. 김두현이 공격형, 김정우가 수비형 미드필더로, 둘 모두 윙포워드를 소화하기엔 무리가 있다. 결국 한자리를 놓고 둘이 경합을 벌여야 한다. 김두현과 김정우는 우정을 뒤로 한 채 운명의 갈림길에 서 있다. 파주 |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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