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에서 몸 만들어 내보내는 것 같아요.”
허정무 대표팀 감독이 18일 훈련 중인 해외파들을 지켜보면서 이런 말을 꺼냈다. 대표팀 소집 당시 몸 상태가 좋지 않았던 일부 해외파들이 훈련을 거듭하면서 서서히 컨디션을 회복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허 감독은 “(이)영표나 (김)두현이는 대표팀에 합류할 때와 몰라보게 달라졌다. 이들이 최종 예선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줘야하기 때문에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허 감독에게는 특히 이영표(31·토트넘 홋스퍼)의 회복이 반갑다. 정상 컨디션을 되찾고 있는 이영표가 흔들리고 있는 수비라인을 안정시켜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이영표는 이날 진행된 훈련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다. 왼쪽 풀백으로 미니게임을 소화한 그는 적극적인 오버래핑과 정확한 크로스 등 컨디션이 살아났고, 골까지 넣는 등 공격에도 적극적이었다.
A매치 97회에 출전했을 정도로 대표팀의 붙박이 왼쪽 풀백이었던 이영표는 2010년 남아공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에서는 체면을 구겼다. 소속팀에서 벤치멤버로 밀려 오랜 기간 경기에 나서지 못한 탓에 경기 감각이 무뎌졌다. 장기인 ‘헛다리짚기’는 사라졌고, 측면 돌파를 자제하며 수비에 치중하기 바빴다.
허 감독은 7일 요르단 원정까지 3경기에 선발 투입한 이영표를 14일 투르크메니스탄과의 원정 경기에서는 출전 명단에서 제외시켰다. 대표팀에서는 처음 맞는 위기였다.
투르크메니스탄 원정에서 후배들에게 자리를 내준 이영표는 북한전(22일) 준비에 몰입하고 있다. 17, 18일 이틀 연속 팀 훈련을 마친 뒤에도 그라운드에 남아 볼을 차며 컨디션을 끌어올리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빼앗겼던 자리를 찾아오겠다는 의지를 훈련장에서 몸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한편, 허 감독은 북한전에 다양한 실험을 계획하고 있다. 최근 치른 3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던 선수들에게 고루 출전 기회를 줄 참이다. 허 감독은 “경기 경험이 적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고 기량을 테스트 하겠다”며 “최종 예선에서는 최정예 멤버로 매 경기를 치러야하기 때문에 부담이 덜한 북한전에서 이들의 기량을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파주|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