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차군단’ 독일이 터키의 역전 드라마를 멈춰 세우며 통산 4번째 우승에 성큼 다가섰다. 독일은 26일 새벽(한국시간) 스위스 바젤 세이트제이콥파크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2008 4강 첫 번째 경기에서 터키와 대등한 승부를 펼치다 후반 44분에 터진 필립 람의 결승골로 3-2, 짜릿한 한 점차 승리를 거두고 결승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이로써 통산 6번째 결승 무대에 오르게 된 독일은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 이후 메이저대회 결승에 진출하며 토너먼트의 강자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독일은 오는 27일 열릴 러시아와-스페인전 승자와 대회 4번째 우승을 놓고 격돌한다. 반면 터키는 강인한 정신력과 끈끈한 조직력을 앞세워 4강까지 오르는 이변을 연출했지만, 경기 종료 직전 독일에게 통한의 한방을 얻어 맞고 4강 문턱에서 주저앉고 말았다. 유로2008 최다 우승국 독일의 저력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는 경기였다. 경기 초반 먼저 좋은 득점 찬스를 잡은 쪽은 터키였다. 오른쪽 측면에서 올라온 땅볼 크로스를 쇄도하던 카짐 카짐이 강력한 슈팅으로 독일의 골대를 강타한 것. 핵심 선수들이 부상과 경고 누적으로 대거 빠진 상황에서도 강호 독일과 대등한 경기를 펼치던 터키는 전반 20분 선취골을 넣으며 기선을 제압했다. 넘어지면서 시도한 카짐의 슈팅이 다시 한번 크로스바를 맞고 튕겨 나오자 문전 앞에 있던 위구르 보랄이 재차 슈팅으로 상대 골망을 흔들었다. 하지만 선제골의 기쁨도 잠시. 터키를 서서히 압박하던 독일의 저력이 발휘됐다. 6분 뒤 왼쪽 측면을 돌파한 루카스 포돌스키의 땅볼 크로스를 문전으로 빠르게 쇄도하던 슈바인슈타이거가 재치있는 슈팅으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후 두 팀은 일진일퇴의 공방을 벌이며 추가골을 노렸다. 터키는 장신 수비수들이 버티고 있는 독일의 견고한 수비진을 뚫기 위해 과감한 중거리슛을 시도한 반면, 독일은 포돌스키와 슈바인슈타이거를 앞세워 터키의 측면을 공략해 포백 수비를 무너뜨리는데 집중했다. 전반을 1-1로 마친 두 팀은 후반 들어 더욱 거친 몸싸움과 패기로 준결승전에 걸맞는 멋진 경기를 펼쳤다. 다소 공격이 무뎌진 터키는 후반 중반 체력이 떨어진 공격수 아이한 아크만을 빼고 메브루트 에르디니치를 투입해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소득없는 공방만 이어지던 후반 34분. 독일은 미하엘 클로제의 추가골로 역전에 성공했다. 터키의 레츠베르 골키퍼의 실책을 놓치지 않은 클로제가 헤딩슛으로 빈 골문에 밀어넣어 팽팽하던 균형을 깨트렸다. 하지만 터키의 마지막 투지도 만만치 않았다. 후반 41분 사브리가 독일의 오른쪽 측면을 완벽히 돌파한 뒤 연결한 땅볼 크로스를 세미 센튀르크가 밀어 넣어 동점골을 터뜨렸다. 다시 한 골씩을 주고 받은 두 팀은 연장전을 준비하는 듯 보였지만, 독일은 90분 안에 끝내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후반 44분 왼쪽 측면으로 이동해 오버래핑을 시도하던 람의 추가골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결국 독일은 터키의 마지막 파상공세를 잘 견뎌낸 뒤 한 점차의 짜릿한 승리를 챙기고 이번 대회 통산 6번째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동영상 제공: 로이터/동아닷컴 특약 김진회 기자 manu3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