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구협대의원총회폭력얼룩‘난장판’탁구판갈데까지갔다

입력 2008-06-2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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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서진 테이블, 깨진 유리컵. “이런 개XX들아.” “이리로 와라. 나랑 맞장 한 번 떠보자.” 미국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 집회 현장이 아니다. 26일 오후 2시 서울 반포동 팔레스호텔에서 있었던 대한탁구협회 임시대의원총회 모습이다. 천영석 대한탁구협회장 퇴진을 요구하는 대의원들이 회의장에 나타나자 이에 반대하는 현 탁구협회 집행부와 심한 몸싸움이 벌어졌고, 이 과정에서 유남규 전 남자대표팀 감독이 쓰러져 경찰이 출동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이날 임시총회는 천 회장 퇴진파 대의원들이 대한체육회 승인을 받아 열렸다. ○총회 승인해 놓고 발 뺀 체육회 가장 큰 쟁점은 천 회장 퇴진파 중 1명인 인천탁구협회 소속 대의원의 자격 여부. 회장파는 유명준 인천협회장이 현재 유고 상황이므로 대신 참석한 이광수 인천협회 부회장은 대의원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고, 퇴진파는 이 부회장이 유 회장으로부터 자격을 위임을 받았다고 맞섰다. 규정상 현 회장 해임안은 참석 대의원의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상정이 가능하고, 재적(20명) 대의원의 3분의 2(14명)가 동의해야 통과가 가능하다. 천 회장 퇴진을 요구하는 대의원의 수는 인천을 포함해 딱 14명. 그 만큼 민감한 사안임에도 정작 총회를 승인한 체육회는 법률적 검토가 필요해 판단을 유보하겠다고 발을 뺐고 이날 총회는 파행을 거듭할 수밖에 없었다. ○기습 통과 유효한가 총회가 성사되면 표결에서 질 가능성이 높은 회장파는 사설 경호원까지 동원했다. 또한 회의 진행 중 의사봉을 빼앗고 테이블을 뒤엎는 등 난동을 부리며 어떻게든 진행을 막으려했다. 하지만 오후 4시경 극렬한 몸싸움 와중에 퇴진파가 개회선언, 성원보고, 천회장 해임안 상정, 해임안 가결 등을 속전속결로 통과시켰다. 이날 참석한 14명의 대의원이 만장일치로 해임안에 찬성했지만 정상적인 상황에서 통과됐다고 보기는 어려워 이 결정이 유효한 지를 놓고 양측 간 진통이 예상된다. ○공은 체육회와 법원으로 이제 남은 것은 체육회의 판단. 이날 총회를 처음부터 끝까지 참관한 체육회 관계자는 “오늘은 아무말도 할 수 없다. 상황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를 거쳐 추후 최종 결론을 낼 예정이다”고 말했다. 만일 체육회가 천 회장 해임안을 인정하면 현 집행부는 무력화된다. 퇴진파 수장격인 유광건 부회장은 “비상운영위원회를 구성해 7월 8일 이내에 임시총회를 열어 새로운 집행부를 구성하고, 현 대표팀 코칭스태프 역시 올림픽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방향으로 유임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회장파 역시 가만히 앉아서 당하고 있지만은 않을 태세다. 회장파는 유광건 부회장 등 퇴진파 대의원 중 일부를 사문서 위조, 공무집행방해로 서울지검에 고소하는 한편 법원에 임시총회를 무효화하는 가처분 신청을 낼 계획이다. 올림픽까지 이제 40여일 남은 상황이지만 이렇게 되면 법원의 결정이 내려질 때까지 탁구협회는 또 다시 표류할 가능성이 높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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