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과 포부를 향해…포기는 없다!
축구는 어떤 의미냐는 물음에 잠시 고민하던 김영후는 “목표를 향해 한 걸음씩 다가서는 것”이라고 했다. 그에게도 작은 꿈이 있다. K리그 진출, 가슴에 태극 마크를 다는 것. 이룰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것 역시 잘 알고 있다. 다만 지레 겁먹고 포기하고 싶진 않다.
“방향을 잃고 헤매는 게 가장 불행하죠. 전 못해본 게 많잖아요. K리그 선수도 아니고, 대표 선수도 아니죠. 스타도 아니에요. 얼마전 세뇰 귀네슈 FC서울 감독께서 한국 선수들을 지적했던 기사를 봤어요. ‘현실에 안주하려할 뿐, 스스로 발전을 꾀하지 않는다’는 것. 전 공감해요. 저희 팀 (최순호)감독님도 늘 그러시거든요. 현재에 충실하되 꿈과 목표, 비전은 가슴에 품고 있으려 해요.”
내셔널리그가 올해 K리그 승격제를 포기한 것에 대한 느낌과 작년과 재작년에 연이어 일어난 승격 거부 사태를 물었다. 조금 민감한 질문이다. 눈을 꼭 감고 듣던 김영후가 한참만에 대답했다. “기대를 아예 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죠. 우리나라 선수들 중 K리그서 뛰고 싶지 않은 선수가 있을까요. 저 역시 드래프트에서 탈락한 경험이 있잖아요. 좋은 기회가 오는가 했는데 아쉬움으로 끝났죠. 해도 언젠가 잘 되리라 믿고 있어요.”
사실 김영후의 활약이 계속 이어지던 6월 초, 대표팀 발탁 얘기도 잠시 나돌았다. 내셔널리그 연맹과 미포조선에 대표팀 코칭스태프가 김영후와 관련 비디오 및 DVD 영상 자료를 부탁했다는 소문.
물론 뽑히진 않았으나 그에게 다시 한번 희망을 품게 한 좋은 계기였다. “내셔널리그에서도 잘하면 대표팀에 갈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요. 실망시키지 않을 자신도 있고요. 노력하면 틀림없이 잘되겠죠?”
김영후는 자신의 단점을 잘 알고 있다. 장점을 묻자 머뭇거리던 그는 “키(182cm)도 크지 않고, 스피드도 느리죠. 체격도 안좋고 온통 단점뿐이에요”라고 얘기하곤 웃어버린다. “요즘 수비수들이 워낙 빨라 문전에서 빨리 볼을 처리해야하는데 전 그렇지 못해요. 그래서 남들보다 집중하려고 하죠.”
○진솔한 영후씨, 인스턴트 끊고 효자가 될래요
김영후는 두 가지 고민이 있다. 부모님께 효도하지 못하는 것과 도저히 끊을 수 없는 인스턴트 음식이 그것이다.
그에겐 5년째 알콩달콩 만남을 이어오고 있는 동갑내기 여자친구(김지운씨)가 있다. 대학 2학년 겨울방학 때 동료 소개로 만났다. 자신은 울산에, 애인은 서울에 있어 많아야 한달에 한 번 얼굴을 마주한다. 요즘 언론에 자주 소개돼 근황을 전할 수 있어 기쁘다던 김영후가 대뜸 효자 소리를 듣고 싶다고 했다. 애인 얘기를 하다말고, 갑자기 웬 효자? 설명이 재미있다. 최근 모TV 방송과 인터뷰를 했는데, 온통 애인 관련 내용만 부각되는 바람에 부모님께 제대로 감사의 표현을 하지 못했다는 것.
“어머니(박경자씨·53)가 제가 조금 알려진 뒤 매우 좋아하세요. 아버지(김태남씨·55)도 무뚝뚝한 성격에 내색은 안하셔도 흐뭇해하실 겁니다. 그런데 방송에 애인 얘기만 나가 꽤 서운하신 모양이에요. 이거 꼭 써주셔야 해요. 제가 누구보다 부모님을 사랑한다고. 특히 어머니를요.”
김영후가 말하고픈 또 한 가지, 인스턴트 식품이다. 담배도 안하고, 맥주 한 두잔이 자신의 주량인줄 알고 있는 그이지만 정말 끊을 수 없는 게 치킨과 햄버거, 피자다. “아이도 아닌데, 왜 이리 그런 음식들이 맛있는지…. 이 기사가 나가면 끊을 수 있을까요? 아니면 그동안 해온 대로 하고 운동을 더 열심히 할까요? 정말 고민이에요.”
인천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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