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LA 다저스 박찬호는 야구할 맛이 난다. 구위가 회복돼 풀타임 메이저리거로 복귀하면서 주변에서의 변화가 두드러진다. 2001년 다저스를 떠난 뒤 부상과 힘겨운 싸움을 벌이면서 팬들도 박찬호를 외면했던 게 사실이다. 특히 제2의 고향 LA에서도 박찬호에 대한 평가와 반응은 예전과 크게 달랐다. LA 한인동포들조차 ‘대박을 터트려 돈은 벌었지만 야구인생은 끝났다’는 반응들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요즘은 다저스 전성기 때를 방불케 한다. 박찬호 선발이 예고되면 다저스타디움에도 한인 동포들이 600명 이상 구장을 찾고 있다. 열기는 아직 2001년 전보다 다소 떨어지지만 다저스타디움 이곳저곳에서 박찬호를 응원하는 메아리가 펼쳐지고 있다. 야구가 잘되다 보니까 박찬호가 자주 찾는 LA 한인타운 음식점 사장들도 서로 앞다퉈 음식을 제공하고 있다. 4월 박찬호가 다저스 선수들에게 파스타를 쏜데 이어 원정 7연전을 마치고 돌아온 8일(한국시간)에는 갈비와 불고기, 잡채 등 한국 전통음식을 한 고깃집에서 제공했다. 이 고깃집 사장은 박찬호와 “승리투수가 되면 다저스 선수들에게 음식을 한턱 내겠다”고 약속해 이날 음식을 제공했다. 경기 후 다저스 선수들은 “원더풀!”을 연발하며 한국 전통음식에 푹 빠졌다. 가끔 한인타운에서 갈비를 자주 먹는 외야수 안드레 이디어의 경우는 박찬호에게 “고맙다”며 인사까지 했다. 박찬호는 “옛날 다저스 시절에 한차례 고기를 선수들에게 제공한 적이 있는데 마늘을 너무 많이 넣어서 라커룸에 냄새가 진동해 당황한 적이 있었다”면서 “요즘은 선수들이 한국 음식을 자주 접해서인지 매우 자연스럽다”며 마치 한국 전통음식 홍보대사가 된 듯했다. 박찬호는 벌써 두차례 음식을 제공하며 선수단 융화에도 앞장서고 있다. 비록 불펜투수로서 팀의 공식적인 리더가 되지는 못하고 있지만 베테랑으로서의 역할에 누구보다 충실하다. 7월 들어서는 팀도 연승행진을 벌이면서 라커룸 분위기도 좋아졌다. 메이저리그도 연패에 빠지고, 게임에 지면 라커룸이 쥐죽은 듯 조용하고 초상집 분위기다. 한편 박찬호는 9일 다저스타디움에서 11일 플로리다 말린스전에 대비해 불펜피칭으로 시즌 5승 도전에 나섰다. 선발 4경기 방어율은 1.29를 마크할 정도로 빼어나다. 다저스타디움에서 박찬호와 맞붙을 말린스 투수는 장신(2m)의 좌완 조시 존슨(3패 7.47)으로 예고됐다. LA= 문상열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