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vs토트넘‘베르바토프전쟁’

입력 2008-07-2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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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선수는 돈의 유혹을 뿌리치기 어렵다. 그런 관점에서 맨유의 호날두가 돈과 자신의 오랜 꿈을 쫓아 레알 마드리드로 가고 싶어 하는 심정은 이해할 만하다. 물론 단 한 사람 퍼거슨을 빼고는 말이다. 퍼거슨은 최근 호날두가 있는 리스본까지 날아가 5월 챔피언스리그 우승 이후 처음 그를 직접 대면하는데 성공하고, 호날두가 이번 시즌에도 맨유에 잔류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 호날두, 그리고 팬들도 각자 자신들의 의견을 밝힐 수는 있지만 맨유라는 거함을 22년째 이끌고 있는 66세의 이 명장은 다시 한번 최종 결정권은 자신에게 있음을 보여주는데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호날두 본인이 입을 열기 까지는 아직 완전히 이적이 끝났다고 단정짓기는 이르지만 말이다. 퍼거슨은 비록 “자세한 대화내용은 밝힐 수 없다”면서도 호날두와의 일대일 대면에서 그가 최소한 한 시즌은 맨유를 위해 더 뛰겠다고 약속했다고 전했다. 이로써 10번째 리그 우승이라는 위업을 달성하기 위한 호날두, 루니, 테베스, 그리고 영입을 추진 중인 베르바토프(사진)라는 퍼거슨이 꿈꾸는 가공할 공격진의 조합을 이룰 토대는 마련됐다. 그러나 호날두와의 일대일 전투에서 완승을 선언한 퍼거슨에게 오만한 위선자라며 비난의 직격탄이 날아들었으니 그 진원지는 레알 마드리드가 아니고 베르바토프가 소속된 토트넘 홋스퍼다. 토트넘의 회장 다니엘 레비는 호날두와 베르바토프의 사례를 가리켜 퍼거슨은 이중 잣대를 가진 믿을 수 없을 만큼의 위선자일 뿐이라며 격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호날두의 레알 마드리드 이적은 절대 반대라는 퍼거슨이 정작 토트넘이 반대하는 베르바토프를 흔드는 것은 너무나 뻔뻔하고 오만한 자세이고, 아마도 EPL 역사상 최악의 매니저급 프리미어 규정 위반이라며, 이미 프리미어 리그에 공식으로 문제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450억원에 달하는 이적료를 제시하며 베르바토프의 이적을 자신하는 퍼거슨은 토트넘의 격렬한 저항이 또 하나의 승리가 임박했음을 알리는 신호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게다가 호날두가 발목수술로 최소 3개월 결장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베르바토프는 이미 포기할 수 없는 패가 되고 말았다. (영국)=전홍석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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