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해프닝]판정에항의미국단체거부,영국선수혼자달려금메달

입력 2008-08-1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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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판도 인간이다. 경기를 날카롭게 판단하고 중재하지만 때론 실수를 저질러 경기를 망치는 불운한 심판이 있다. 4년을 기다려야 돌아오는 올림픽에서 심판의 실수는 메달의 색깔을 바꾸는 극단적인 결과를 낳는다. 1908년 런던 올림픽 사이클 경주에서 선두를 달리던 한 선수는 주행 코스로 갑자기 튀어나온 심판과 부딪히고 말았다. 위치를 잘못 잡은 심판 탓에 금메달이 유력했던 이 선수는 메달권 밖으로 밀려났다. 런던 올림픽 육상 남자 400m 결승에서는 편파 판정이 등장했다. 미국의 존 카펜터가 금메달을 차지했지만 심판이 경기를 무효처리해 메달을 빼앗겼다. 이유는 카펜터가 영국선수의 주로를 방해했다는 것. 재경기가 열렸지만 미국 선수들은 심판에 항의해 출전을 거부했다. 홀로 경기에 나선 영국 헬스웰은 올림픽 역사상 유일하게 혼자 달려 금메달을 딴 선수로 기록됐다. 심판의 무관심으로 피해를 입은 선수도 있다. 1932년 LA 올림픽 원반던지기 결승에 오른 프랑스 노엘은 자신의 최고 기록을 경신해 금메달이 유력했다. 하지만 바로 그 순간 경기장의 모든 심판들은 옆에서 벌어진 다른 경기에 빠져 노엘에게 눈길을 주지 않았다. 원반을 다시 던진 노엘은 결국 4위에 그쳤다. 3초 동안 두 번이나 공격권을 쥔 황당한 농구경기가 벌어진 때는 1972년 뮌헨 올림픽의 남자 농구 결승. 미국과 소련이 맞붙은 경기에서 종료 3초를 남기고 50대 49로 미국이 앞섰다. 주심은 실수로 경기 종료를 선언했고 소련 감독은 이에 항의해 3초를 얻어냈다. 이 공격마저 실패로 끝나자 소련 감독은 시계가 제대로 맞춰지지 않았다며 다시 항의해 또 한 번 3초의 공격 기회를 얻었다. 우유부단한 심판 판정으로 결국 소련은 역전 결승골을 넣어 세계 최강 미국을 꺾었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 축구 예선에서는 무려 6번 연속 페널티킥이 나왔다. 튀니지의 모하메드 예디디는 세르비아몬테네그로에 맞서 페널티킥을 얻었지만 1∼3번째 킥은 튀니지 선수들이 골대에 가깝게 섰다는 이유로, 4∼5번 킥은 상대 선수들이 골대에 바짝 붙었다는 이유로 주심은 무효를 선언했다. 다행히 6번째 페널티킥을 성공해 튀니지는 3대 2의 승리를 거뒀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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