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식 컴퓨터 그래픽과 출연 어린이의 립싱크 때문에 시끄러운 베이징올림픽이 이번에는 ‘허풍’ 때문에 홍역을 치르고 있다. 12일 뉴욕타임스 등 언론들이 “베이징올림픽 조직위원회가 빈 관중석을 메우기 위해 훈련된 응원단을 동원하는 등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전했다. 베이징올림픽 조직위원회는 개막에 앞서 680만 장에 달하는 입장권이 전부 매진됐다고 발표했다. 이를 확인시키기라도 하듯 경기장 앞에선 표를 구하지 못한 관광객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고, 인기 종목의 암표는 수십 배가 넘는 가격에 거래되기도 했다. 하지만 막상 경기가 시작되면서 조직위의‘허풍’은 금세 드러나고 말았다. TV 화면 속에 잡힌 관중석은 텅텅 비어 있다고 느낄 정도로 한적했다. 13일 펼쳐진 남자 양궁 개인전 경기에서도 이런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좌우측 펜스에 자리한 응원석을 제외하고는 뒤쪽의 스탠드는 자리에 앉아 있는 관중보다 빈자리를 찾는 게 더 쉬웠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이자 호주올림픽위원회 존 코츠 회장은 “텅 빈 관중석에 놀랐다. 선수들이 비어 있는 관중석을 보고 실망했을 것이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은 94%의 입장률을 보였는데 이번 베이징올림픽의 입장률이 놀라울 정도로 낮다”며 실망감을 드러냈다. 뉴욕타임스도 “세계적인 테니스 스타 로저 페더러의 테니스 개막 경기조차 관중석의 70%만이 채워졌고 심지어 이전 올림픽 때 항상 만원이었던 수영 경기장조차 빈자리가 보인다”고 놀라워했다. 문제가 심각해지자 베이징 올림픽 조직위는 현재 자원봉사자들을 동원해 관중석을 메우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허둥지둥 관중석을 채우다보니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11일 “한국과 독일의 여자 핸드볼 경기장에 긴급 동원된 응원단들이 경기 종료 후 응원 도구를 내 팽개치고 경기장을 빠져나가는 등 한계를 드러냈다”고 꼬집었다. 올림픽 경기 종목은 인기도와 방송 중계 여건 등을 고려해 정식 종목 채택을 고려하거나 퇴출을 결정한다. 이때 관중동원 능력은 곧 인기의 척도를 따지는 기준이 된다. 베이징 올림픽 조직위원회의 허풍 때문에 선의의 피해를 보는 종목이 생길 수도 있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