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양궁이기식감독논란
양궁 선수들에게 고도의 집중력은 기량 못지않게 필수적인 요소다. 그래서 양궁 선수들은 과녁을 정확히 맞히는 훈련은 물론 다양한 형태와 방법으로 집중력을 키우는 훈련을 받곤 한다.
미국 양궁 올림픽 대표팀의 한국 출신 감독이 이를 위해 종교적 방법을 동원하고 있어 논란을 빚고 있다. 미국 유력지 뉴욕타임스는 20일 미 양궁 대표팀 이기식 감독이 선수들의 집중력에 도움이 된다며 올림픽 기간 중에 선수들과 함께 성경을 읽고 예배에 참석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 감독의 이 같은 방법은 일부 선수들과 미국 올림픽위원회 등의 불평을 낳고 있으며 그에 따라 논란이 되고 있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이기식 감독은 1980∼1990년대 한국 양궁의 지도자로서 8개의 올림픽 금메달을 땄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는 호주 대표팀의 남자 개인전 금메달을 따내기도 했다. 이 감독은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알려져 있다.
뉴욕타임스는 이 감독이 브래들리 엘리슨 선수와 함께 세례식을 진행하는 사진과 함께 그가 기독교 신앙을 바탕으로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올림픽트레이닝센터에서 선수들과 함께 예배에 참석했고 매일 아침 찬송가를 부르고 성경을 읽는 등 기독교 신앙을 이어가고 있다. 이 감독은 이 같은 종교적 행위가 선수들의 집중력을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미 올림픽위원회는 이미 1년 전 이 감독에게 종교적 행위를 선수들에게 강요하지 않도록 경고하기도 했다. 또 선수들 사이에서도 감독의 행위에 대한 찬반 논란이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특히 감독으로서 선수들에게 종교적 행위를 권하더라도 선수들은 이를 압력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다는 점에서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 감독은 이에 대해 “훌륭한 양궁 선수가 되려면 집중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내게는 이것(종교)이 최고의 해답이다. 다른 사람에게도 나처럼 하기를 격려할 뿐이다”고 말했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