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로 앞선 9회초, 일본 마지막 타자 아베 신노스케의 타구를 잡는 순간 우익수 이용규는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고 엎드려 흐느껴 울었다. 얼마나 힘든 싸움이었는지, 얼마나 감격적인 순간이었는지 짐작하고도 남을 장면이었다. 대한민국 선수단은 결승 진출이 확정되자 그라운드로 달려나와 서로 얼싸안았다. 역사의 현장을 찾은 한국 응원단은 물론, 한국에서 TV로 승리를 지켜본 국민들 역시 만세를 불렀다. 한국야구가 처음 올림픽 결승에 오르는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웠다. 아시아 국가로는 처음으로 예선에서 ‘7전전승 퍼펙트 1위 신화’를 썼고, 준결승까지 8연승 무패가도를 달렸다. 그것도 숙적 일본을 두 차례나 꺾고 올림픽 결승무대에 올랐다. 103년 한국야구사에 길이 빛날 역사적 쾌거다. 물론 올림픽 결승 진출을 달성한 자체만으로, 지금까지 보여준 투혼만으로도 충분히 박수를 받을 일이다. 그러나 기쁨은 잠시 접어두자. 결승진출이 끝이 아니기 때문이다. 23일 한국야구가 세계 정상을 밟는 순간, 그때는 땅을 치며 울어도 좋고 세상을 향해 힘차게 두팔을 내뻗어도 좋다. 국민들은 대한민국 야구선수들이 가장 높은 단상에 선 뒤 애국가가 울려퍼질 때 더욱 뜨거운 박수를 칠 준비를 하고 있다.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하자. 베이징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