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끼리기수끼리…협공거침없다

입력 2008-11-0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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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협공동반입상두드러져“학연보다공감대쉬워…V요인”
경륜에서 경주분석을 함에 있어 연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가히 절대적이라고 할 수 있다. 경주 출주표를 받은 팬들은 물론 전문가들 역시 과연 이번 경주에서는 강자가 누구를 ‘챙겨줄’ 것인가에 대한 추리로부터 예상을 시작한다. 심지어 경주에 출전하는 선수들조차도 누가 자신의 연대며 적인지를 먼저 가린 뒤 상대선수의 기량이나 작전을 세운다고 말할 정도. 전문가들이 연대를 분석할 때 가장 중시하는 부분은 훈련지(연고)로 이후 학연, 친분, 기수 순으로 연대의 협공 가능성을 점쳤다. 전문가들에 의하면 4∼6기가 경륜에 입문하면서 경륜의 중흥기가 시작되었는데 이때부터 창원과 팔당 등이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며 본격적으로 훈련지 연대의 중요성이 부각되기 시작했다고 한다. 여기에 엄인영, 김성윤, 유일선, 윤진철, 이동기 등 한체대 출신들의 선수층이 두터워지면서 협공이 활발해졌고 이때부터 학연의 중요성도 대두되기 시작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요즘 들어 연대를 형성해 동반입상까지 연결시키는 선수들을 살펴보면 나이가 엇비슷한 연배나 기수 연대가 많아지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무엇보다 또래 모임이 잦아지면서 동갑 친구끼리의 협공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10월 17일 광명 금요일 우수급 10경주의 정덕이- 용석길 연대의 협공이 가장 대표적인 사례다. 두 선수는 아마추어 시절부터 사귀어 온 오랜 친구 사이로 37세의 노장들임에도 불구하고 어린 선수들을 상대로 완벽한 협공을 통해 동반입상에 성공하는 ‘노익장’을 과시했다. 10월 11일 광명 13경주의 송경방-배민구의 동반입상을 시작으로 10월 18일 9경주에 함께 출전해 협공에 나선 김상근-허동혁. 같은 날 13경주에 함께 출전했던 김현경-이용희. 10월 24일 금요일 8경주에서 함께 출전해 동반입상에 성공한 하재민과 이한성 등도 완벽한 협공을 통해 동반입상에 성공한 친구사이다. 연대 흐름 중 기수들의 협공이 잦아지고 있다는 점에도 관심을 가져야겠다. 특히 10기 이후에 졸업한 11∼14기들에게서 이 같은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는 학교 선후배보다 기수를 더욱 중요시 여기는 연대 풍토가 서서히 뿌리내리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10월 11일 부산 2경주가 대표적인 사례. 당시 강력한 우승후보로 나선 김동관은 의정부 공고 선배인 이규봉과 13기 동기생인 황선모를 만났다. 대부분의 팬들이나 전문가들은 김동관이 이규봉을 챙겨줄 것이라 예상했지만 결과는 김동관과 황선모의 동반입상으로 마무리됐다.당시 김동관 선수의 플레이를 지켜본 전문가들은 학교 선배인 이규봉보다는 동기생인 황선모를 챙기겠다는 의지가 뚜렷해 보였다고 말하고 있다. 예상전문지 경륜왕의 예상팀장 설경석 전문위원은 최근 친구사이나 같은 연배인 동기들끼리 협공이 잦아지는 이유에 대해 “나이차이가 적어 친분이나 공감대를 형성하기가 수월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와 함께 “나이차이가 많으면 학교 선배라 할지라도 관계 형성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으며 함께 공유할 수 있는 부분도 적어진다는 것이 선수들의 얘기다. 연대의 협공 가능성을 분석할 때 나이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귀띔했다. 양형모기자 ran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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