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2009그랑프리파이널]연아의,연아에의한,연아를위한‘은빛축제’

입력 2008-12-1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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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신드롬
12일 오후 고양시 어울림누리 빙상장. 김연아(18·군포수리고)의 얼굴이 전광판에 비쳤다. 한국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2008-2009 그랑프리 파이널 시니어 대회가 막 시작되려던 참이었다. 아직 메이크업도 시작하지 않은 김연아의 맨 얼굴. 하지만 서늘한 경기장은 단숨에 뜨겁게 달아올랐다. 수줍게 웃던 김연아가 조심스레 손을 흔들자 소리는 더 커졌다. 한국 피겨스케이팅의 상징을 넘어 대한민국 최고의 스타가 된 김연아의 인기를 실감케 하는 순간이었다. ○빙상장에 흘러넘친 ‘김연아’ 물결 예매 시작과 동시에 매진된 그랑프리 파이널. 그 중심에는 단연 김연아가 있었다. 당연히 경기장 주변은 일찍부터 붐볐다. 김연아의 얼굴을 잠시라도 보기 위해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삼삼오오 몰려들었고, 주변을 어슬렁거리며 ‘남는 표’를 사려는 암표상들도 눈에 띄었다. 링크 곳곳에는 김연아를 위한 플래카드로 도배가 됐다. 정작 김연아는 “평소 한국에서의 인기를 실감하지 못했다”고 했다. 1년 중 대부분을 전지훈련지인 캐나다에 머물기 때문이다. 그저 지난달 중국에서 열린 그랑프리 3차 대회를 떠올리며 “적응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그 때와는 또 달랐다. 대구에서 올라왔다는 김지영(25) 씨는 “파이널 티켓을 사려고 컴퓨터 앞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친척들까지 동원해 예매해달라고 했다”며 쑥스럽게 웃었다. 한 인터넷 피겨 동호회 회원이라는 김남수(20) 씨도 “김연아의 경기를 이렇게 눈앞에서 직접 보는 게 소원이었다”며 상기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고양시 인근에서 회사가 있다는 한준수(41) 씨는 “딸이 김연아 언니처럼 되고 싶다고 노래를 부른다”고 귀띔하기도 했다. ○적은 객석수가 유일한 아쉬움 김연아에 대한 애정이 전부는 아니었다. 남자 싱글의 꽃미남 스타들이 쿼드러플(4회전) 점프를 선보일 때마다 비명 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졌다. 세계 랭킹 1위인 브라이언 주베르(프랑스)는 한국 팬들의 선물 세례에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한국에서 아이스쇼가 열릴 때마다 “록스타가 된 기분이었다. 또다시 한국을 찾고 싶다”던 스타들과 다를 바 없는 반응이었다. 모처럼 보는 세계적인 피겨스타들의 화려한 연기에 분위기는 한껏 달아올랐다. 아쉬움은 단 하나. 이같은 열기를 수용하기에는 객석 수가 턱없이 적다는 점이었다. 한 피겨 관계자는 “더 많은 사람들이 봤다면 좋았을 텐데…”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고양|배영은 기자 y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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