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에서 주자 견제가 가장 뛰어난 투수로 꼽히는 뉴욕 양키스의 앤디 페팃. 좌완 투수인 데다 와인드업과 견제 모션의 차이가 없어 루상에 있는 주자가 그를 상대를 도루를 뺐어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 페팃을 상대로 보스턴 레드 삭스의 ′날쌘돌이′ 재코비 엘스버리가 그림 같은 홈스틸을 성공시켰다. 엘스버리는 27일(한국시간) 펜웨이파크에서 열린 100년 라이벌 뉴욕 양키스와의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5회말 믿기 힘든 홈스틸을 기록했다. 보스턴은 엘스버리의 홈스틸을 앞세워 4-1로 승리, 시즌 첫 맞대결에서 스윕을 기록하는 저격을 발휘했다. 보스턴은 시즌 10연승을 질주하면서 시즌 성적 12승 6패를 기록, 토론토 블루 제이스에 이어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2위 자리를 지켰다. 두 팀의 승차는 1경기. 메이저리그에서 4월에 10연승을 달린 팀은 2002년 시애틀 매리너스와 클리블랜드 이후 처음이다. 3루에서 페팃의 느린 와인드업을 눈여겨본 엘스버리는 과감한 플레이로 경기의 흐름을 바꿔 놓았다. 그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충만했다"라고 당시의 심정을 밝혔다. 보스턴은 페팃이 냉정함을 잃은 사이 J.D. 드류의 적시 2루타로 스코어를 4-1까지 벌려 승리를 굳혔다. 보스턴 선발 저스틴 매스터슨은 5.1이닝 1실점으로 시즌 2승째를 기록했고, 이어 등판한 헌터 존스, 마이클 보우든은 각각 0.2이닝, 2.0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면서 승리의 발판을 놓았다. 다카시 사이토는 9회초를 책임지면서 시즌 2번째 세이브를 올렸다. 보스턴의 마무리 조나단 파펠본은 지난 두 경기 연속 등판한 탓에 마운드에 오르지 않았다. 이날 경기의 승리가 큰 의미를 갖는 것은 3연전 스윕이라는 것 외에 3경기 연속 역전승이었기 때문이다. 1차전에서는 2-4로 뒤진 9회말 제이슨 베이의 투런 홈런으로 동점을 만든 뒤 연장 11회말 케빈 유킬리스의 끝내기 홈런으로 5:4의 승리를 거뒀다. 2차전에서는 0-6으로 뒤지던 상황에서 4회말부터 폭발한 타선의 힘으로 16-11로 승리했다. 양키스는 올 시즌 팀에서 가장 좋은 컨디션을 보이는 페팃을 내세워 승리를 노렸지만, 엘스버리의 홈스틸에 당해 3연전을 모두 내주는 쓴맛을 봤다. 데릭 지터는 양키스 선수로서 8,102타수째에 등장해 미키 맨틀과 이 부문 타이기록을 수립했으나 팀의 패배로 빛을 잃었다. 엠엘비파크 손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