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플러스]최희섭“땅볼로죽느니삼진으로죽겠다”

입력 2009-05-07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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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희섭
최희섭. 스포츠동아 DB

8회초역전3점포…홈런공동선두
“삼진을 더 당해야겠어요. 그래야 될 것 같아요.” KIA 최희섭(사진)은 6일 목동 히어로즈전에 앞서 ‘컨디션이 괜찮느냐’는 질문에 고개를 갸웃하다 “앞으로 삼진을 더 당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안타를 쳐도 부족할 터인데, 생뚱맞게 삼진을 더 당해야 하겠다니 무슨 말일까. 전날까지 타율 0.316에 홈런 8개로 공동 3위, 준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었지만 성에 차지 않는다는 듯 최희섭은 “자기 자신에 만족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 시즌 개막 전에 목표로 했던 내 모습에 아직도 많이 부족하다”면서 “땅볼 아웃되느니 차라리 삼진을 더 당할 필요가 있다”고 부연 설명했다. 황병일 타격코치가 이미 수차례 얘기했듯, 최희섭은 홈런으로 말하는 타자가 돼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삼진을 두려워하지 않고 언제든지 제 스윙을 하는 게 중요하다. 대강 맞혀서 죽느니, 마음껏 자기 스윙을 하고 싶다는 게 최희섭의 바람이었던 셈. 그래서였을까. 그는 첫 타석에서 시원하게 삼진을 당하며 자신의 말을 실천(?)으로 옮겼다. 그런데 거기가 끝이 아니었다. 최희섭은 8회초 상대 투수 황두성의 보크로 1점 추격해 3-5로 따라붙은 2사 1·3루에서 ‘거짓말 같은’ 역전 3점 아치를 뿜었다. 마치 이날 경기 전 말이 ‘귀신 붙은 점쟁이’ 말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또 한번 고비를 맞았던 KIA를 수렁에서 건져낸 귀중한 홈런포였다. 아울러 한화 이범호, LG 페타지니, 히어로즈 브룸바와 함께 홈런 공동 1위(9개)에 오르는 기쁨도 맛봤다. 경기 전 “우리 팀이 절대 약팀이 아닌데, 이렇게 고전하는 게 너무 마음 아프다”고 했던 최희섭은 팀 승리가 결정된 뒤 “그동안 팀이 가라 앉아있었는데 오늘 승리로 분위기가 바뀌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홈런 상황에 대해선 “초구에 높은 직구가 들어올 것으로 생각했는데 스윙을 하지 못해 위축됐었다”고 설명한 뒤 “다시 높은 직구가 들어와 다행히 타이밍이 맞았다”고 했다. 개인적 목표엔 대해선 단호하게 한마디 덧붙였다. “홈런왕이 되고 싶다”고. 목동|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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