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플러스] LG봉중근“두산의봉이라고? 9K봤지!”

입력 2009-05-08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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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중근.스포츠동아DB

LG 봉중근(30)에게는 한 때 ‘두산 징크스’란 게 있었다. 국내 무대에 데뷔했던 2007년, 그는 두산전에 등판할 때마다 대량실점하며 일찌감치 무너지곤 했다. 11승에 방어율 2.66으로 선전했던 지난 시즌에도 두산전 방어율은 4.19로 썩 좋지 못했다. 하지만 이제는 완전히 흘러간 과거가 될 듯하다. ‘잠실 라이벌’ 두산을 상대로 올 시즌 최고의 투구를 선보였으니 말이다. 덕분에 LG는 거의 4년 만에 두산과의 3연전을 싹쓸이하는 기쁨을 맛봤다. 봉중근은 7일 잠실 두산전에 선발로 등판해 8이닝 동안 안타 2개와 볼넷 1개만 내주고 1실점하는 위력을 뽐냈다. 탈삼진은 무려 9개. 바깥쪽과 몸쪽을 가리지 않고 찔러대는 봉중근의 묵직한 직구(최고 148km)에 두산 타선은 속수무책으로 헛방망이질을 했다. 두산 4번 김동주만 솔로홈런을 포함한 안타 2개로 체면치레를 했을 뿐이다. 봉중근은 “2안타 밖에 안 맞았다는 걸 나중에 알고 나도 놀랐다”면서 “컨디션이 굉장히 좋았고, 팀이 상승세라 공격적으로 빠르게 승부하려고 했다. 직구 컨트롤이 잘 돼 수월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호투의 바탕에는 믿음이 깔려 있었다. 봉중근은 “우리 팀이 요즘 계속 이기는 경기를 하는 것 같아서 타자들을 믿고 던졌다. 여덟 명의 야수들이 잘 잡아줄 거라는 생각으로 마음을 편하게 먹었다”고 했다. 실제로 그랬다. 우익수 이진영은 3회 2사 후 외야 깊숙한 곳으로 향하던 민병헌의 타구를 다이빙 캐치했고, 중견수 이대형은 6회 2사 후 펜스에 몸을 날리며 고영민의 2루타성 타구를 잡아냈다. 1회부터 3점을 뽑은 타선의 지원과 몸을 날리는 동료 수비수들의 지원을 받은 봉중근은 연신 파이팅을 외치며 갈수록 힘을 냈다. 9회를 앞두고 교체돼(투구수 97개) 시즌 첫 완투승에 실패한 게 유일한 아쉬움. 하지만 봉중근은 “솔직히 완투승 욕심이 없었다면 거짓말이지만 이런 결과만으로도 충분히 기쁘다”고 했다. 한편 봉중근은 경기 전부터 관심거리였던 두산 김선우(5.2이닝 7안타 7실점(5자책))와의 첫 맞대결에서도 압승을 거뒀다. 그는 “선우 형에 대한 경쟁심은 전혀 없었다”면서 “다만 팬들에게 좋은 경기를 보여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선우형도 후반에는 페이스가 좋았는데 초반에 우리 타선이 공격적으로 나가서 힘들었던 것 같다”고 감쌌다. 잠실|배영은 기자 y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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