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환의춘하추동]야구의씨앗‘티볼’…반갑고고맙다

입력 2009-05-14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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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나 일본에서는 야구라는 스포츠가 전략적인 사고를 키우는데 큰 도움이 된다는 관점에서 유소년 시절부터 야구를 많이 즐기고 있다.

그러나 야구경기는 처음 접하는 어린이들에게 위험한 면도 있고 투수역할을 정상적으로 하기 쉽지 않아 미국에서 투수가 없는 ‘야구형 뉴스포츠’를 개발했다.

바로 ‘티볼게임’으로 어린이를 위해 만들었으나 이 경기는 큰 공간이 아니더라도 남녀노소 모두 안전하게 즐길 수 있어 일반 성인들에게도 생활 스포츠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투수를 제외한 야구게임으로 고무로 된 ‘티(T)’ 위에 놓고 타격을 하는 형식이며 공은 안전한 고무공으로 만들어져 부상의 위험이 없다. 경기규칙은 야구와 크게 다르지 않아 복잡한 야구 메커니즘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

특히 남녀가 한 팀이 되어 함께 즐길 수 있는 게임이라 학원스포츠로 안성맞춤이다. 10여 년 전 우리나라에도 야구인이 아닌 교육자들이 중심이 돼 티볼협회를 만들고 초·중등 체육교과과정에 편입시켜 전국의 학교에 보급되고 있다.

티볼을 통해 재능 있는 야구선수도 발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훗날 야구팬이 될 수 있는 일이라 우리 야구계로서는 무척 반가운 일이며 많은 관심을 갖고 후원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의 아버지가 미국 티볼협회 총재를 맡고 있고, 일본은 가이후 전 총리가 일본티볼협회 총재를 맡아 어린이들을 위해 봉사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김영삼 전 대통령이 2년 전 한국티볼협회 총재를 맡아 미래의 주역들을 위해 애쓰고 있다. 지난 주말(9일)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전국초등학교 티볼대회에서 어린이들과 함께 어울려 동심으로 돌아간 전직 대통령의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2002년 월드컵축구의 영향으로 학원 내에서 야구를 즐기는 어린이를 볼 수가 없었다.

학교운동장은 거의 인조잔디 축구장으로 개조되고, 위험하다는 이유로 학교장이 야구놀이를 못하게 하자 유소년야구가 위축돼 팀수가 줄어들고 관심에서 멀어져 한국야구의 장래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다행히 티볼의 보급이 활성화되고 올림픽과 WBC를 계기로 지금은 리틀야구팀이 3년 전에 비해 4배 정도 늘어나고 프로야구 500만 관중 달성의 기초를 만들고 있다.

야구의 씨앗이라 할 티볼을 이렇듯 교직계가 앞장서 보급활동을 해줘 야구인의 한사람으로서 그저 고맙고 감사할 따름이다.
야구인. 프로야구의 기본철학은 마라톤과 같다. 하루에도 죽었다 살았다를 수없이 외치며 산넘고 물건너 구비구비 돌아가는 인생의 축소판에서 팬들과 함께 달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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