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를만나면찬호가뜬다

입력 2009-05-14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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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인과두딸합류후2G연속호투
우연의 일치일까. 박찬호가 가족들과 합류하면서 2경기 연속 호투를 이어가고 있다. 박찬호는 스프링캠프 이후 홀로 필라델피아에서 머물고 있었다. 부인 박리혜 씨와 두 딸은 LA에 있었다. 날마다 전화통화로 안부를 물으며 가족애를 다졌다.

요리전문가 박리혜 씨도 최근 출판한 요리책 홍보로 LA에서 방송사와 신문사를 방문하며 인터뷰를 하느라 분주하게 움직였다. 따라서 남편과 떨어져 있는 시간이 본의아니게 길어졌다. 박리혜 씨가 두 딸과 함께 남편이 마련해둔 필라델피아의 아파트에 합류한 게 지난 9일(현지시간)이었다. 정규시즌 기간만 이용하는 터라 6개월 임대아파트다.

박찬호는 5월 2일 뉴욕 메츠 홈경기까지 부진했다. 이 때 4.2이닝 동안 8안타 7실점하면서 선발자리가 몹시 흔들렸다. 다행히 찰리 매뉴얼 감독은 박찬호뿐 아니라 다른 4명의 선발투수도 부진해 한번 더 기회를 줬다. 그리고 가족들이 합류했다.

부인이 두 딸과 함께 한 아파트에서 지낸 뒤 7일 뉴욕 원정에서 박찬호는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뉴욕과 필라델피아는 승용차로 3시간 내외의 가까운 거리다.

가족 합류 기념 첫 등판에서 박찬호는 요한 산타나와 명승부를 벌였다. 메이저리그 올 전반기 하이라이트격인 팽팽한 투수전이었다. 6이닝 1안타 무실점. 승패는 없었지만 강한 인상을 심어주는 쾌투였다.

이어 13일 그동안 부진했던 시티즌스 뱅크파크에서 두번째 등판이었다. 1회 다소 흔들렸지만 6이닝 동안 7안타를 산발로 처리하면서 볼넷없이 2실점으로 다저스 타선을 틀어 막아 첫 승을 신고했다.

박찬호는 94년부터 미국에서 생활하고 있지만 토종 한국인이다. 육개장, 순두부 등 얼큰한 음식을 즐긴다. 잠시였지만 부인과 떨어져 있으면서 음식도 소홀했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제는 요리전문가 부인이 모든 것을 챙겨준다. 운동에 전념하면 된다. 부인 박리혜 씨는 속으로 그랬을 것이다.

‘진작에 필라델피아에 가는 건데 공연히 남편 마음고생만 시켰다’고.

합류가 늦었다면 자칫 불펜으로 강등될 뻔 했다. 이제 5월은 박찬호에게 계절의 여왕이 될 게 틀림없다. 그에게 든든한 가족들이 힘이 돼주고 있다.

LA | 문상열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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