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선수“노조설립반대”

입력 2009-05-19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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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설립을 내세운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선수협)가 18일 서울 시내 모처에서 각 구단 추진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노동조합설립추진위원회 2차 회의를 개최했다.

권시형 사무총장은 회의가 끝난 뒤 가진 전화통화에서 “이번 내용은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앞으로도 노조추진 사항은 일체 공개하지 않을 것”이라며 “선수들 결정 사항이라 행정책임자인 나도 따를 수밖에 없다”고 내용 공개를 거부했다.

지난달 28일 긴급기자회견과 지난 4일 1차 회의에서 공개적으로 노조 추진 의사를 천명하고 당당히 ‘총의를 모았다’고 했던 것과 달리 이번 회의는 비밀리에 진행됐고, 선수협은 권 총장의 말처럼 회의 결과도 공식 발표하지 않았다.

그러나 한 참석자에 따르면 8개 구단이 무기명 투표를 통해 의견을 취합한 결과 삼성과 LG, 두 구단 선수들 절대다수가 노조 설립 추진에 반대 의사를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나머지 6개 구단은 대부분 찬성의사를 나타냈지만 두 구단이 반대 의사를 명확히 함에 따라 선수협은 앞으로 노조 설립 움직임에 적잖은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 참가자는 “이름이 적히지 않은 투표 용지를 통해 찬반을 묻는 방법으로 선수들의 의견을 물었고, 구단별로 그 결과를 발표했다”면서 “삼성과 LG 선수단은 반대 의견이 절대 다수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또 다른 한 선수는 “이런 말하기가 그렇지만 선수협이 선수들 뜻에 따라 움직이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의 의도대로 움직이고 있다. 완전히 이용당하고 있는 느낌이 들 정도”라고까지 했다.

현재 야구계 안팎에는 선수협 노조 추진의 배후에 누가 있다는 등, 불미스런 소문이 나돌고 있다. 여기에 삼성과 LG, 두 구단이 반기를 들고 나왔고 더욱이 내부에서조차 신뢰 문제를 거론하고 있어 선수협이 당초 의도대로 선수들 총의를 모아 노조 설립을 관철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각 구단과 한국야구위원회(KBO)는 물론이고 현장 감독들 조차도 추진 시기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등 선수협의 노조 설립 움직임은 여론의 큰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선수협 내부에서도 의견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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