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新투수왕국KIA뒤엔맞춤용병술

입력 2009-06-08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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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감독,구원투수도로테이션적용-선수들스타일배려…‘노예’급없어
탄탄한 투수진의 활약과 함께 3위를 달리고 KIA. 새로운 투수왕국으로 떠오르고 있는 KIA의 저력에는 조범현 감독의 맞춤 용병술이 숨어 있었다.

7일 광주구장. 삼성전을 앞둔 조범현 감독은 유동훈을 이날 경기 투수 출장 대기조에서 제외시켰다.

유동훈은 한기주, 윤석민에 이어 팀의 마무리를 맡고 있는 투수다. 필승 불펜 요원에게 경기도 시작하기 전 “오늘은 출장할 일 없다”고 통보한 것.

조범현 감독은 “어제(6일) 유동훈이 비교적 많이 던졌다. 불펜 요원도 오래 던졌으면 선발처럼 쉬어야한다. 마무리는 대신 임준혁을 쓸 생각이다”고 설명했다.

KIA는 이처럼 올시즌 구원투수들에게도 사실상 로테이션을 적용하고 있다. 시즌 초반 한기주가 2군으로 내려가며 KIA의 불펜 사정도 그리 넉넉하지 않았다.

그러나 철저한 안배를 통해 삼성의 정현욱이나 한화의 양훈처럼 홀로 많은 이닝을 버텨주는 ‘노예’급 선수가 나오지 않았다. 부상에서 돌아온 한기주도 되도록 하루 등판하면 하루 휴식을 지켜주며 컨디션을 서서히 끌어올리고 있다.

8개 구단 유일의 선발투수 6인 로테이션도 각 선수 개개인의 특성을 고려한 조범현 감독의 맞춤 시스템이다.

조범현 감독은 “구톰슨, 곽정철 같은 경우 오래 쉬고 나오면 공이 아주 좋아진다”고 이유를 밝혔다. 일본에서 오래 선수생활을 한 구톰슨은 오래 쉬고 길게 던지는 스타일로 조범현 감독의 배려 속에 올 시즌 10경기 선발로 등판해 67.2이닝을 던졌다. 매 경기 7이닝 가까이를 소화하고 7승을 거두며 에이스 역할을 해내고 있다.

곽정철도 6일 휴식을 보장받은 후 선발등판한 5일 7이닝 무실점 승리를 거뒀다. 조범현 감독은 “시즌이 뒤로 갈수록 투수들이 지치기 때문에 체력 안배를 잘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광주|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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