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남북동반진출‘○-X-△’…그라운드정치색?

입력 2009-06-15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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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에 정치색을 대입할 수는 없지만 17일 이란과 2010남아공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전은 분명 의미가 남다르다. 일찌감치 월드컵 본선 행을 확정한 한국경기 결과에 따라 북한의 본선 행이 결정될 전망이기 때문. 3승2무2패(승점 11)로 사우디아라비아와 동률을 이뤘지만 골 득실(북한 +2, 사우디 +0)에서 앞서 예선 2위인 북한은 18일 사우디와 원정전을 갖는데, 한국이 4위 이란(승점 10)을 잡아주면 사우디전을 한결 수월하게 준비할 수 있다.

그렇다면 태극전사들의 생각은 어떨까. 14일 파주NFC에서 열린 단체 인터뷰에서 ▲찬성 ▲반대 ▲무관심 등 3가지로 나왔다. 최근 프리미어리그 볼턴이 관심을 보인 이청용은 찬성론자. 그는 “크게 염두에 두진 않아도 내 인생 처음이 될 수 있는 월드컵에 남북이 동반 진출하면 남다른 느낌이 들 것 같다”고 속내를 전했다. 일본 J리그도 해외 무대라고 거듭 밝혀 취재진의 웃음을 자아낸 이근호도 “이란보단 북한이 더 끌린다”고 말했다.

반면, 조원희는 “솔직히 달갑지 않다. 이란전에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마음에는 변함없고, 축구는 순수하지만 무슨 생각으로 우리 국민을 힘겹고, 불안하게 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반대 입장을 취했다. 아예 북한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 선수들도 있었다. 박지성은 “남북 동반진출을 생각한 적이 없다. 다른 팀은 신경 쓰지 않는다”고 했다. 기성용은 “북한에 비해 한 수 위의 전력으로 홈경기를 치를 사우디가 유리할 것 같다”는 색다른 전망을 내놓았다. 한편, 이날 한국과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훈련을 한 이란의 압신 고트비 감독은 “이란에 사활이 걸린 경기인 만큼 최선을 다해 승리하겠다. 한국과 이란이 나란히 남아공에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파주|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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