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브레이크]명품수비곰재주…선두질주꿀맛

입력 2009-06-17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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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시헌. [스포츠동아DB]

잘나가는두산숨은힘!
두산이 악조건 속에서도 꾸준히 선두권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에는 ‘막강 불펜’, ‘화수분처럼 솟아나는 백업’ 등이 있지만, 또 다른 힘은 탄탄한 수비력에서 찾을 수 있다. 수비는 방어적 개념이지만, 단순히 타구를 잡고 송구를 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때론 주자의 한 베이스 진루를 막느냐, 아니냐가 게임에 절대적 영향을 미친다. 두산은 16일 현재, 8개 구단 중 가장 적은 32개 실책을 범했는데 이 뿐 아니라 계량화할 수 없는 수비 능력에서도 가장 앞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손시헌 중심, 안정감 있는 센터라인

포수와 유격수·2루수, 중견수로 짜여지는 센터라인이 수비의 중심인데 두산은 붙박이 유격수 손시헌(사진)이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손시헌은 ‘2루수 파트너’에 따라 병살 플레이 때 송구를 달리하는 등 그가 중심이 된 키스톤플레이는 흔들림이 없다. 1루 주자의 도루를 막기 위한 베이스커버나, 배터리의 볼배합에 따른 수비 위치 선정 등 그는 다양한 측면에서 안정적인 수비의 중심을 잡아주고 있다.

○멀티포지션 많은 두터운 선수층

두산 내야진에는 유독 멀티 플레이어가 많다. 이원석과 오재원은 유격수를 뺀 내야 나머지 전 포지션을 소화하고, 이대수도 비슷하다. 매 경기마다 수비 위치가 달라 불안해 보이지만 실제는 그 반대다. 김경문 감독이 말하듯 “두터운 선수층”은 두산 수비의 큰 힘이다. 김 감독이 게임 후반 대타와 대주자 등 다양한 작전을 쓸 수 있는 것도 변화무쌍하게 멀티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내야수가 많은 덕분이다.

○준비된 ‘직감 플레이’

수비는 점수차에 따라, 아웃카운트에 따라 다르고, 주자가 누가 나가 있고 타자 주자의 발은 어느 정도인가에 따라 또 달라진다. 물론 어떤 타구냐도 큰 변수다. 두산 수비의 강점은 이런 상황별 대처에 빠르고, 결코 무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1사 1루에서 LG 이대형이 내야 땅볼을 쳤을 때 욕심내서 병살을 노리기보다 1루주자, 또는 타자주자 한명만 처리하는 것이다. 주자 상황에 따라 외야로 흐르는 안타가 나왔을 때 홈에서 승부하느냐, 타자 주자의 한 베이스 더 진루를 막느냐 등 순간 판단도 빼어나다. 화려한 플레이로 팬들의 박수를 받기보다는 안정적인 포구와 송구로 아웃카운트를 잡는데 주력한다.

○결국은 선수간 소통과 조직력이 밑바탕

김민호 수비코치는 “선수들끼리 서로 대화하고, 얘기하면서 더 느끼고 배운다”고 했다. 두산 외야진이 발이 빨라 수비 범위만 넓은 게 아니라 내야수들과의 중계플레이에서도 탁월한 능력을 보이는 건 그래서다. 두산의 탄탄한 수비는 선수들간 소통과 코칭스태프와의 유기적인 조화에서 나온 결과물이다.

잠실 |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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