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계‘전자카드반발’확산

입력 2009-06-18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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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유소년육성차질재검토”축구협에특별기고
스포츠토토 사업에 전자카드를 도입하는 것에 대한 반발 움직임이 체육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축구국가대표팀 주장 박지성(28·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은 16 일 대한축구협회 홈페이지(www.kfa.or.kr)를 통해 게재한 특별 기고문에서 “제2의 차범근, 홍명보를 꿈꾸며 그라운드에서 땀흘리는 어린 축구 꿈나무들의 꿈과 희망을 위해서라도 스포츠토토에 전자카드제를 도입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그는 “전자카드가 도입되면 축구계 지원금도 절반 이하로 줄어 스포츠토토 수익금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유소년 축구 육성 사업은 제대로 자리를 잡기도 전에 뿌리가 흔들릴 것”이라며 “스포츠토토는 최소한 현행대로 유지돼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또 “스포츠토토는 평소 그 종목에 관심 갖고 지켜보지 않으면 쉽게 이익을 얻기 힘들기 때문에 사행성과는 거리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기에 앞서 어떤 파급효과가 있을 것인지 보다 신중한 검토가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밝혔다.

사행산업감독위원회(사감위)가 추진 중인 ‘전자카드 규제안’은 현금 대신 의무적으로 실명 ID 카드를 사용하는 방안으로, 스포츠를 대상으로 한 체육진흥투표권까지 규제안에 포함될 경우 연간 1500억원의 체육진흥기금 손실이 우려되면서 많은 체육인들이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달 21일 프로농구, 야구, 축구, 배구 등 프로스포츠 4단체장이 전자카드 도입 반대 성명서를 발표한 것을 시작으로, 6월에는 8개 경기 단체장이 문화체육관광부,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하는 등 전자카드 도입 반대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 3일에는 김영호(펜싱) 김택수(탁구) 김경호(양궁) 여홍철(체조) 차동민(태권도) 송석우(쇼트트랙) 등이 속한 ‘역대 올림픽 메달리스트 클럽(OMC)’이 성명서를 발표하고 ‘체육복지 증진과 전문체육, 생활체육 육성을 저해하는 스포츠토토 전자카드 도입을 결사 반대한다’며 사감위의 일방적인 정책이 체육계 전반을 망칠 수 있다는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이들은 ‘스포츠토토를 통해 조성된 기금은 전문체육 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을 위한 생활체육과 소외계층의 체육지원에도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음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사감위의 스포츠토토에 대한 전자카드 도입정책은 스포츠토토를 통해 적립된 기금 지원으로 그나마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운동환경을 후퇴시킬 것이 자명하다’고 비판했다.

배구 국가대표 출신인 장윤창 경기대 교수가 대표를 맡고 있는 스포츠 스타 선수 봉사단체 ‘함께 하는 사람들’ 회원 30명도 같은 날 성명서를 통해 전자카드제 도입에 대한 실망과 우려를 표시했다.이들은 “전자카드 도입은 스포츠토토 매출 및 지원금 감소로 이어져 결국 한국 스포츠의 지원 인프라를 붕괴하는 처사임을 알아야 한다”면서 스포츠의 존립 기반을 말살하는 전자카드제는 반드시 철회돼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한편 프로축구, 프로야구, 프로농구, 프로배구 등 스포츠토토 대상 종목에서 활약중인 프로스포츠 선수단도 조만간 모임을 갖고 스포츠토토에 전자카드를 도입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힐 예정이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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