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PGA 뜨거운 지존경쟁

입력 2009-06-21 15:5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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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의 지존은 누구?

2009 시즌 최대 관심사는 새로운 지존의 탄생이었다. 3년 연속 KLPGA 투어를 평정한 신지애(21·미래에셋)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로 떠나면서 지존의 자리가 공백으로 남았다.

▲유소연, 서희경 지존 경쟁

시즌 개막전, 신지애의 뒤를 이을 지존 후보 1순위로는 서희경(23·하이트)이 손꼽혔다. 지난해 6승을 따내며 신지애에 이어 상금과 다승 2위에 오른 서희경의 독주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예상은 빗나갔다. 1년 새 몰라보게 성장한 유소연(19·하이마트)의 돌풍이 반란으로 이어지고 있다. 유소연은 19일 제주 엘리시안 골프장에서 끝난 에쓰오일 챔피언스 인비테이셔널에서 시즌 세 번째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다승과 상금랭킹 1위에 오르며 지존 후보 서희경을 밀어냈다.

유소연의 활약은 기대 이상이다. 시즌 2~3승 정도에 머물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상반기 에만 3승을 차지하며 군계일학으로 떠올랐다.

가장 큰 변화는 안정된 플레이와 성숙해진 경기 운영이다. 그의 변화를 가장 잘 보여준 경기는 지난 5월 열린 두산매치플레이챔피언십에서 동갑내기 라이벌 최혜용과의 연장 접전이다. 9홀까지 치러진 혈전 속에 서두르지 않고 침착하게 자신의 플레이를 펼친 끝에 시즌 첫 승에 성공했다.

유소연은 “지난해는 욕심이 앞섰던 게 사실이다. 이제는 그렇게 하면 안 된다는 걸 알았다. 다승과 상금여왕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는 데 아직은 욕심이 없다. 일단은 올해 목표했던 5승을 달성하는 것에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말했다.

서희경은 롯데마트여자오픈과 한국여자오픈에서 연속 우승을 차지할 때만 해도 ‘서희경천하’를 예고했다.

시즌 7~8승은 무난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흘러나왔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목을 잡았다. 갑자기 찾아온 알레르기성 축농증 때문에 컨디션 조절에 애를 먹었다. 5월 이후 단 1승도 건지지 못하고 상반기를 마감했다.

비록 유소연이 한발 앞서 나갔지만 후반기 서희경과의 지존 경쟁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서희경은 지난 시즌에도 하반기 대회에서만 무려 6승을 쓸어 담는 무서운 상승세를 보였다.

본격적인 지존 경쟁은 하반기 초부터 시작될 전망이다.
총상금 8억원의 하이원컵채리티오픈(우승상금 2억원)과 넵스마스터스(총상금 5억원·우승상금 1억원)가 연달아 열려 우승자가 되면 상금레이스에서 유리해질 수 있다.

▲이정은, 이현주 등 새 얼굴 등장

유소연과 서희경의 지존 경쟁이 펼쳐지는 동안 새 얼굴의 등장은 골프팬들에게 또 다른 재미를 안겼다. 이정은(21·김영주골프)은 프로 데뷔 3년 만에 김영주골프여자오픈에서 첫 우승컵을 들어 올렸고, 이현주(21·동아회원권)는 힐스테이트서경오픈 정상에 오르며 스타 대열에 합류했다.

이변도 속출했다. 서희경과 함께 지존 후보로 평가받던 김하늘(21·코오롱엘로드)의 부진이다. 상반기 동안 단 1승도 건지지 못하고 자존심을 구겼다. 9개 대회에서 2차례 톱10에 진입하면서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다.

홍란(23·먼싱웨어)의 부진도 예상 밖이다. 지난 시즌 2승을 따내며 톱 스타 대열에 합류했던 홍란은 우승 없이 톱10에 세 차례 진입했다.

가장 좋은 성적은 두산매치플레이챔피언십에서 거둔 5위다.

절반을 마친 KLPGA 투어는 두 달 가까이 휴식을 취한 뒤, 8월 12일 강원도 정선 하이원골프장에서 열리는 하이원SBS채리티오픈을 시작으로 하반기 일정에 돌입한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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