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영학“김정일위원장친서받고사우디전힘냈다”

입력 2009-06-24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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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삼성 안영학. [스포츠동아 DB]

북한본선행비화공개
“하늘의 별을 딴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생애 처음으로 월드컵 진출에 성공한 북한대표팀 미드필더 안영학(31·수원 삼성·사진). 그의 벅찬 포부는 이 한 마디에 모두 담겨 있었다. 안영학은 23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있었던 공식 기자회견에서 “3차 예선이 시작할 때 동료들이 꿈이 뭐냐고 물어 월드컵 진출이라고 답했다. 당시 동료들은 ‘우리에게 월드컵 진출은 하늘의 별 따기와도 같이 정말 어려운 일이다’고 말했는데, 10일 이란과 0-0으로 비기고 난 후에는 하늘의 별을 따자는 분위기로 변했다”며 “나에게도 오랜 꿈이 현실이 됐다. 본선에서 더 좋은 모습 보여줄 수 있도록 1년 간 노력하겠다. 북과 남이 모두 좋은 모습을 보였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본선에서의 골 욕심도 숨기지 않았다. 안영학은 “스페인, 브라질, 아르헨티나와 같은 팀과 맞붙어 꼭 한 번 이겨보고 싶다. 개인적으로는 월드컵에서 골도 넣어봤으면 한다. 골을 넣으면 아버지 할아버지가 된 후에도 월드컵에서 득점을 했다고 자랑스레 말할 수 있을 것이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그 동안 베일에 쌓여있던 북한대표팀에 관련된 몇 가지 일화를 소개한 점도 눈에 띈다. 가장 흥미로운 내용은 훈련 시간이 따로 정해져 있지 않다는 것. 안영학은 “점심식사 후 낮잠 시간이 있는데 일어날 시간을 알려주지 않고 코칭스태프가 깨울 때까지 푹 자라고 한다. 처음 대표팀에 왔을 때는 불안해서 잠을 못 이뤘는데 이제는 익숙해졌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또한 “사우디와의 최종전을 앞두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직접 격려의 말을 담은 친서를 보내 선수들이 각오를 새롭게 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일본 언론을 통해 보도된 J리그 이적설과 관련, “에이전트가 일을 추진하는 것 같은데 구체적인 것을 잘 모른다. 지금은 수원 유니폼을 입고 있으니 소속 팀에서 열심히 뛰어야 한다는 생각이다”고 말했다.

수원|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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