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여름이 왔다. 3개월간 쉼 없이 달려온 국내 프로골프 투어도 무더위 앞에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매 대회 뜨거운 우승 경쟁을 펼친 끝에 남자부(KPGA)에선 1승을 마크한 배상문(23·키움증권)이 상금왕 2연패를 향한 순탄한 길을 걷고 있고, 여자부(KLPGA)에선 3승을 거둔 유소연(19·하이마트)의 기세가 하늘을 찔렀다.
절반을 마친 국내 프로골프투어는 8월 중순까지 2개월의 여름방학에 들어간다. 8월 중순까지 휴식기를 가진 뒤, 11월까지 나머지 일정을 치른다.
상반기가 타이틀 경쟁을 위한 ‘기’싸움이었다면, 하반기는 매 대회가 전쟁터다. 한 순간이라도 삐끗하면 1년 농사를 망칠 수 있다.》
●KPGA-해외서 우승 사냥
휴식이라고 앉아서 쉴 수만은 없다.
배상문, 김형태(33·테일러메이드), 김경태(23·신한은행) 등은 대회가 열리는 일본과 아시안투어로 무대를 옮겨 썸머 시즌에 돌입한다.
상금랭킹 선두 배상문은 한달 정도 휴식을 취한 뒤 아시안투어로 무대를 옮긴다. 다음달 23일부터 8월 8일까지 3주 연속 열리는 아시안투어에 출전을 고려중이다. 일정과 컨디션이 허락되는 조건에서 출전할 생각이다.
상금왕 2연패와 11월 열리는 미국프로골프 투어 퀄리파잉(Q)스쿨 등에 도전해야 하기 때문에 무리한 일정은 피할 작정이다. 아시안투어에서 우승할 경우 세계랭킹 포인트가 올라 Q스쿨 예선 면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올해 일본투어 시드를 획득한 김형태는 휴식기를 맞아 일본으로 날아갔다. 25일부터 열린 미즈노오픈에 출전해 샷을 점검한다. 대회가 끝나면 아내와 함께 휴가를 즐기고 귀국할 예정이다.
김경태와 허인회(22)도 하반기 시즌 전까지 일본에서 머물며 경기 감각을 조율한다. 미즈노오픈과 나카시마 시게오(요미우리 자이언츠 명예감독) 인비테이셔널과 썬클로렐라 클래식 등에 출전해 우승 사냥에 나선다.
2년 만에 우승을 추가하며 상반기 시즌을 기분 좋게 마감한 홍순상(28·SK텔레콤)은 미국으로 출격할 준비를 하고 있다. 네이션와이드 투어에 출전해 Q스쿨의 본선 직행티켓을 노린다. 다음달 10일 미국으로 떠나 중순부터 3~4개의 대회에 출전할 예정이다. 네이션와이드 투어에서 우승할 경우 Q스쿨 본선으로 바로 진출할 수 있다. 휴가는 예비군 훈련으로 대체했다.
“휴가는 따로 계획하지 않았다. 2박 3일간 예비군 훈련을 받고 왔는데 잘 쉬고 왔다”고 말했다. 해병대 출신다운 휴가다.
이밖에 오태근(33), 이승호(23·토마토저축은행), 김도훈(20) 등도 해외 투어에 출전하면서 하반기 시즌을 대비한다.
●KLPGA-훈련으로 휴식 대체
새로운 지존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는 KLPGA 투어는 여름방학 동안에도 쉴 틈이 없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휴식 대신 강도 높은 훈련을 통해 하반기 대반격을 준비하고 있다.
다승과 상금랭킹 1위를 달리고 있는 유소연은 다소 느긋하다.
그러나 여유를 부릴 생각은 없다. 아직까지 타이틀에 대한 욕심은 없다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감춰둔 발톱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유소연은 2주간 휴식을 취한 뒤 다음달 10일 호주로 날아가 부족한 부분을 보완할 생각이다. 지난해보다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아직은 모자란 쇼트게임 등을 집중적으로 보완할 계획이다.
유소연은 “지난 2월 호주에서 현지 스윙코치 이안 트릭스를 만나면서 그동안 모르고 있었던 점들에 대해 알게 됐다. 당시 배웠던 것들이 올 시즌에 상당한 도움을 줬다. 이번 전지훈련 기간 동안 트릭스와 함께 훈련할지 결정되지는 않았지만 휴식 대식 훈련을 통해 더욱 강해진 모습으로 돌아올 계획이다”고 의지를 다졌다.
유소연에게 일격을 당한 서희경(23·하이트)은 해외 무대에서 경험을 쌓고 돌아온다. 다음달 2일 미국으로 건너가 9일부터 열리는 US여자오픈에서 외국 선수들과 샷 대결을 펼치고, 이어 프랑스로 날아가 에비앙마스터스(7월 23~26일)에 출전한다. 서희경은 지난해 하반기 시즌에만 6승을 올렸던 만큼 여름 이후부터 본격적인 승수 쌓기에 돌입하겠다는 생각이다.
김하늘(21·코오롱엘로드)은 악몽 같은 6개월을 보냈다.
상반기 동안 우승은커녕 톱10 진입도 두 차례에 그쳤다. 드라이버 샷이 흔들렸던 게 원인이다. 작년 시즌 드라이버 샷으로 OB를 낸 일이 거의 없었던 김하늘은 상반기 동안 셀 수도 없이 많은 OB를 냈다.
힐스테이트서경오픈에서는 준비했던 볼을 모두 잃어버리면서 갤러리의 도움을 받아 겨우 경기를 끝내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50여 일 동안 강도 높은 훈련을 실시할 김하늘은 새롭게 출발한다는 각오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스윙이 많이 커져 있었다. 그로 인해 드라이버 샷의 미스가 많았다. 골프를 하면서 올해처럼 OB를 낸 적이 없었는데 창피할 정도다. 하반기 첫 대회까지는 시간도 충분하기 때문에 스윙을 완전히 뜯어고칠 생각이다”고 말했다.
쉬는 동안 선수들이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부분은 체력훈련이다.
홍란(23·먼싱웨어)과 김보경(22·던롭스릭슨)은 승마와 웨이트트레이닝으로 체력을 보충한다. 홍란은 “체력이 떨어지면 집중력이 흐트러져 샷의 정확도가 떨어진다. 하반기로 갈수록 체력적인 요소가 플레이에 많은 영향을 주기 때문에 체력훈련에 집중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준우승만 두 차례 기록한 김보경도 체력을 보충해 하반기 1~2차례 우승을 노리겠다는 전략이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매 대회 뜨거운 우승 경쟁을 펼친 끝에 남자부(KPGA)에선 1승을 마크한 배상문(23·키움증권)이 상금왕 2연패를 향한 순탄한 길을 걷고 있고, 여자부(KLPGA)에선 3승을 거둔 유소연(19·하이마트)의 기세가 하늘을 찔렀다.
절반을 마친 국내 프로골프투어는 8월 중순까지 2개월의 여름방학에 들어간다. 8월 중순까지 휴식기를 가진 뒤, 11월까지 나머지 일정을 치른다.
상반기가 타이틀 경쟁을 위한 ‘기’싸움이었다면, 하반기는 매 대회가 전쟁터다. 한 순간이라도 삐끗하면 1년 농사를 망칠 수 있다.》
휴식기인 여름 시즌 남자 선수들은 해외 투어 출전을 통해 경기 감각을 유지한다. 김형태와 김경태는 일본 투어로 배상문은 아시안투어로 무대를 옮겨 우승 사냥에 나선다. 사진제공|KPGA
●KPGA-해외서 우승 사냥
휴식이라고 앉아서 쉴 수만은 없다.
배상문, 김형태(33·테일러메이드), 김경태(23·신한은행) 등은 대회가 열리는 일본과 아시안투어로 무대를 옮겨 썸머 시즌에 돌입한다.
상금랭킹 선두 배상문은 한달 정도 휴식을 취한 뒤 아시안투어로 무대를 옮긴다. 다음달 23일부터 8월 8일까지 3주 연속 열리는 아시안투어에 출전을 고려중이다. 일정과 컨디션이 허락되는 조건에서 출전할 생각이다.
상금왕 2연패와 11월 열리는 미국프로골프 투어 퀄리파잉(Q)스쿨 등에 도전해야 하기 때문에 무리한 일정은 피할 작정이다. 아시안투어에서 우승할 경우 세계랭킹 포인트가 올라 Q스쿨 예선 면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올해 일본투어 시드를 획득한 김형태는 휴식기를 맞아 일본으로 날아갔다. 25일부터 열린 미즈노오픈에 출전해 샷을 점검한다. 대회가 끝나면 아내와 함께 휴가를 즐기고 귀국할 예정이다.
김경태와 허인회(22)도 하반기 시즌 전까지 일본에서 머물며 경기 감각을 조율한다. 미즈노오픈과 나카시마 시게오(요미우리 자이언츠 명예감독) 인비테이셔널과 썬클로렐라 클래식 등에 출전해 우승 사냥에 나선다.
2년 만에 우승을 추가하며 상반기 시즌을 기분 좋게 마감한 홍순상(28·SK텔레콤)은 미국으로 출격할 준비를 하고 있다. 네이션와이드 투어에 출전해 Q스쿨의 본선 직행티켓을 노린다. 다음달 10일 미국으로 떠나 중순부터 3~4개의 대회에 출전할 예정이다. 네이션와이드 투어에서 우승할 경우 Q스쿨 본선으로 바로 진출할 수 있다. 휴가는 예비군 훈련으로 대체했다.
“휴가는 따로 계획하지 않았다. 2박 3일간 예비군 훈련을 받고 왔는데 잘 쉬고 왔다”고 말했다. 해병대 출신다운 휴가다.
이밖에 오태근(33), 이승호(23·토마토저축은행), 김도훈(20) 등도 해외 투어에 출전하면서 하반기 시즌을 대비한다.
유소연, 서희경, 김하늘 등 대부분의 여자 선수들은 시즌 중 흐트러진 스윙을 바로잡고, 하반기에 대비해 체력 훈련에 집중하며 휴식기를 보내거나 해외로 나가 실전감각을 높일 계획이다. 사진제공|KLPGA
●KLPGA-훈련으로 휴식 대체
새로운 지존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는 KLPGA 투어는 여름방학 동안에도 쉴 틈이 없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휴식 대신 강도 높은 훈련을 통해 하반기 대반격을 준비하고 있다.
다승과 상금랭킹 1위를 달리고 있는 유소연은 다소 느긋하다.
그러나 여유를 부릴 생각은 없다. 아직까지 타이틀에 대한 욕심은 없다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감춰둔 발톱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유소연은 2주간 휴식을 취한 뒤 다음달 10일 호주로 날아가 부족한 부분을 보완할 생각이다. 지난해보다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아직은 모자란 쇼트게임 등을 집중적으로 보완할 계획이다.
유소연은 “지난 2월 호주에서 현지 스윙코치 이안 트릭스를 만나면서 그동안 모르고 있었던 점들에 대해 알게 됐다. 당시 배웠던 것들이 올 시즌에 상당한 도움을 줬다. 이번 전지훈련 기간 동안 트릭스와 함께 훈련할지 결정되지는 않았지만 휴식 대식 훈련을 통해 더욱 강해진 모습으로 돌아올 계획이다”고 의지를 다졌다.
유소연에게 일격을 당한 서희경(23·하이트)은 해외 무대에서 경험을 쌓고 돌아온다. 다음달 2일 미국으로 건너가 9일부터 열리는 US여자오픈에서 외국 선수들과 샷 대결을 펼치고, 이어 프랑스로 날아가 에비앙마스터스(7월 23~26일)에 출전한다. 서희경은 지난해 하반기 시즌에만 6승을 올렸던 만큼 여름 이후부터 본격적인 승수 쌓기에 돌입하겠다는 생각이다.
김하늘(21·코오롱엘로드)은 악몽 같은 6개월을 보냈다.
상반기 동안 우승은커녕 톱10 진입도 두 차례에 그쳤다. 드라이버 샷이 흔들렸던 게 원인이다. 작년 시즌 드라이버 샷으로 OB를 낸 일이 거의 없었던 김하늘은 상반기 동안 셀 수도 없이 많은 OB를 냈다.
힐스테이트서경오픈에서는 준비했던 볼을 모두 잃어버리면서 갤러리의 도움을 받아 겨우 경기를 끝내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50여 일 동안 강도 높은 훈련을 실시할 김하늘은 새롭게 출발한다는 각오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스윙이 많이 커져 있었다. 그로 인해 드라이버 샷의 미스가 많았다. 골프를 하면서 올해처럼 OB를 낸 적이 없었는데 창피할 정도다. 하반기 첫 대회까지는 시간도 충분하기 때문에 스윙을 완전히 뜯어고칠 생각이다”고 말했다.
쉬는 동안 선수들이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부분은 체력훈련이다.
홍란(23·먼싱웨어)과 김보경(22·던롭스릭슨)은 승마와 웨이트트레이닝으로 체력을 보충한다. 홍란은 “체력이 떨어지면 집중력이 흐트러져 샷의 정확도가 떨어진다. 하반기로 갈수록 체력적인 요소가 플레이에 많은 영향을 주기 때문에 체력훈련에 집중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준우승만 두 차례 기록한 김보경도 체력을 보충해 하반기 1~2차례 우승을 노리겠다는 전략이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