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 70년대환상콤비감독첫격돌선배김호곤,車잡고환한미소

입력 2009-06-29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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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대환상콤비감독첫격돌
“내가 오른쪽 풀백, (차)범근이가 오른쪽 공격수였잖아. (차)범근이는 공격뿐 아니라 수비가담도 아주 열심히 잘 했거든. 덕분에 나도 활발하게 오버래핑을 펼쳤고. 대표팀 오른쪽 라인은 아주 튼튼했지.”

김호곤 울산현대 감독(56)은 차범근 감독(54)이 이끄는 수원삼성과의 28일 홈경기를 앞두고 잠시 과거 회상에 빠져들었다. 잘 알려진 것처럼 둘은 1970년대 한국 축구를 이끌었던 스타플레이어 출신. 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으며 명콤비로 이름을 날렸던 두 감독은 이날 처음으로 K리그에서 맞닥뜨렸다.

연세대를 졸업한 김호곤 감독은 1983년 울산 코치를 시작으로 2000년부터 2002년까지 부산 아이파크(당시 부산 아이콘스) 감독을 역임했고 2004시드니올림픽 때 지휘봉을 잡았다. 2005년부터 대한축구협회 전무이사로 잠시 ‘외도’를 했지만 “내가 있을 곳은 현장”이라며 올 시즌을 앞두고 울산 감독으로 복귀했다. 고려대 출신의 차범근 감독은 1990년 울산 감독으로 본격 지도자 생활을 시작해 1998프랑스월드컵에 나섰고 2004년부터 수원 지휘봉을 잡아 지난 시즌 ‘더블’의 위업을 달성했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같은 시기에 K리그 벤치에 앉은 적이 단 한번도 없었던 것.

첫 맞대결이라는 점 말고도 두 감독에게 이날 경기가 특히 중요했던 이유는 또 있었다. 울산은 K리그에서 올 시즌 홈 5경기 1무4패, 수원은 원정 5경기 4무1패로 모두 ‘무승 징크스’에 시달리고 있었던 데다 순위도 수원은 11위, 울산은 14위로 자존심이 상할대로 상해 있었다.

한치도 양보할 수 없는 ‘외나무다리’ 승부에서 마지막에 웃은 이는 ‘선배’ 김호곤 감독이었다. 펠레스코어로 재역전승을 거둔 김 감독은 “홈에서 이기고자 하는 선수들의 열망이 대단했다. 오늘은 정신력에서 이겼다”고 소감을 밝혔다.

울산 |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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