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국골시위“허감독님3경기연속득점봤죠?”

입력 2009-07-12 23: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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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포츠동아DB

전북 현대와 수원 삼성의 맞대결이 벌어진 12일 오후 전주월드컵경기장. 전반 도중 본부석에서 직접 경기를 지켜보는 허정무 대표팀 감독의 얼굴이 전광판을 통해 비춰지자 전북 서포터들은 일제히 야유를 보냈다. 최근 허 감독이 이동국의 대표팀 발탁과 관련, “더 분발해야한다”고 지적한 것에 대한 언짢음이 녹아 있는 행동이었다. 팬들의 관심이 이러할 정도니 연일 언론을 통해 관련 소식을 접하는 이동국 본인의 마음은 오죽하랴. 최강희 전북 감독이 “하도 수비 가담에 대한 지적을 많이 해 (이)동국이가 하지 말아야 할 수비까지 하고 있다. 부상 등의 위험도 있어서 요즘에는 자제하라고 주문하고 있다”고 토로했을 정도.

이동국이 허정무 감독 앞에서 제대로 된 한 방으로 그 간의 마음고생을 훌훌 털어버렸다. 이동국은 팀이 0-1로 뒤지던 후반 7분, 왼쪽에서 올라온 최태욱의 크로스를 받아 문전 앞에서 방향을 바꿔 놓는 헤딩슛으로 수원 그물을 갈랐다. 정규리그 12호 골로 득점 선두도 굳게 지켰다. 3경기 연속골(FA컵 포함). 전북과 수원은 1-1로 비겼다.

전반에도 이동국의 움직임은 가벼웠다. 전반 36분에는 재빠른 문전 쇄도로 수원 골키퍼 이운재와 일대일 찬스를 맞았지만 왼발 슛이 골문을 살짝 비켜갔고 1분 뒤에는 오른쪽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받아 논스톱 왼발 발리슛을 날렸지만 상대 수비의 육탄방어에 막혔다. 골을 넣은 뒤인 후반 38분에는 페널티 아크 부근에서 멋진 턴 동작으로 수비를 완벽하게 따돌린 뒤 강력한 오른발 슛을 날렸으나 이운재의 손끝에 걸려 추가골의 기회를 놓쳤다. 수비를 떼어 놓는 제 2,3의 동작이 부족하다는 허 감독의 평가에 대한 무언의 시위처럼 보이는 장면이었다.

물론 이날 활약상이 이동국의 대표팀 발탁을 담보하는 것은 아니다. 허 감독은 “전반에 몇 차례 날카로운 모습을 보였다. 박주영이나 이근호와는 다른 스타일의 공격수인 이동국이 대표팀에 꼭 필요하다”면서도 “기복 없는 꾸준한 활약이 있어야 한다. 월드컵까지는 아직 1년 가까운 시간이 남아있다. 지금은 대표팀 발탁을 논할 시기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전주 |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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