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배의열린스포츠]관중동원꼴찌,전통명가삼성의몰락

입력 2009-08-04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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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스포츠에서 전통은 명문의 기준이 되기도 하지만, 때론 시장에서도 기득권을 형성할 수 있다. 특히 빅마켓을 가진 구단은 새로운 실험도 언제든지 가능하다.

히어로즈나 SK처럼 역사가 짧은 구단은 일단 지역에 정착하는데도 시간이 걸리게 마련이다. SK가 ‘스포테인먼트’를 통해 마케팅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지만, 노력만큼의 효과를 보지 못하는 원인은 역사성에 있다.

인천에 완전히 정착하기까지 아직은 시간이 더 필요하다. 그럼에도 지금과 같은 노력들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효과가 나타날 수밖에 없다. 역사성은 구단프런트의 노력만으로 극복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SK의 입장객 일인당 객단가가 낮은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지역에 정착할 때까지는 흔들리지 말고 밀고 나가야 할 정책이다. MLB의 신생팀이었던 애리조나나 콜로라도 같은 경우도 이러한 과정을 필연적으로 겪었다.

히어로즈 같은 경우도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기는 하지만, 향후의 전망은 어둡지 않다. 일단 서울을 연고로 하고 있다는 것은 엄청난 프리미엄이다.

수원연고 시절의 현대는 명가(名家)였지만, 시장에서는 ‘괜찮은 물건’이 아니었다. 시장성의 한계로 프로야구 발전의 최대걸림돌로 작용했다.

그렇다고 지금의 히어로즈가 프로야구 발전에 제대로 기여하고 있느냐고 묻는다면 딱히 “그렇다”고 대답하기는 어렵지만, 시장 확대에는 기여하는 측면이 있다.

역사가 짧은 팀이지만 평균관중에서 현대시절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원정관중 동원이 쉬운 서울연고이기 때문이다. 또한 어려운 여건에서도 마케팅에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턱돌이 같은 경우 프로야구 역사상 가장 인기있는 마스코트다. 팀의 캐릭터가 팬들에게 인기가 있다는 것은 구단입장에서는 성적만큼이나 중요하다. 향후 구단상품 판매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히어로즈는 시구자 선정에서도 철학이 보인다. 최근에는 포털사이트의 ‘미투데이스포츠’서비스에 프로야구단 가운데서 가장 먼저 가입하여 팬들과의 직접소통에 나서고 있다. 끊임없이 새로운 시도를 하고자 하는 노력이 엿보인다.

사실 목동구장은 잠실과 달리 당장은 장기위탁이나 임대도 어렵다. 뭐 하나 하려고 해도, 장애물이 하나 둘이 아니다. 비록 성적이 하위권에 있기는 하지만 구단의 노력만큼은 인정받아야 한다.

올 시즌 관중동원과 관련해서 가장 불가사의한 일은 ‘삼성의 몰락’이다. 현재시점에서 관중동원 꼴찌를 기록하고 있다. 비록 구장이 노후하고 올 시즌 1만석으로 줄기는 했어도 팬 저변을 볼 때 이해하기 힘들다.

비록 지금은 5위에 그치고 있지만, 1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자타공인 명문 팀이다. 전통에 있어서도, 롯데와 더불어 원년부터 프로야구에 참여한 유이한 구단이다.

구단프런트의 수준도 다른 구단에 비해 뒤처지지 않는다. 지역연고도 확실한 편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문제일까. 이건 삼성이 근본적으로 고민해야 할 난제이다.

-동명대학교 체육학과 교수
요기 베라의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것이 아니다” 라는 경구를 좋아한다. 현실과 다르다는 것을 알지만 로망과 스포츠의 '진정성'을 이야기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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