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은풍년,대표팀은흉년

입력 2009-08-19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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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유의 퍼거슨 감독. [스포츠동아 DB]

빅4팀감독모두다외국인…메이저대회서번번이헛물
국가대표팀과 클럽(혹은 리그)의 공존. 전 세계 축구계의 공통 화두다. A매치 선수 차출을 놓고 첨예한 대립 각을 세운 대한축구협회와 K리그의 갈등처럼 혹자는 “클럽이 살아야 대표팀이 산다”고 하고, 또 다른 이는 “대표팀이 먼저”란 주장을 펴지만 ‘축구 종가’ 잉글랜드는 조금 다르다.

항시 ‘우승 후보’로 거론되고도 월드컵, 유럽선수권 등 메이저 대회에서 번번이 헛물을 켜고 있는 대표팀과는 달리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UEFA컵 등 각 종 대회에서 타이틀을 수차례 획득한 잉글랜드 클럽들의 위상이 정점에 달했기 때문이다.

항간엔 최근 세계축구의 중심축이 2008유럽선수권과 2008-2009 챔스리그를 기점으로 스페인으로 이동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으나 맨유, 첼시, 리버풀, 아스널 등 소위 ‘빅(Big)4’를 중심으로 한 프리미어리그(EPL)의 강세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그리고 이런 판세의 중심에 외국인 선수들이 있음도 분명해 보인다.

이렇듯 선전하는 클럽과 대조적인 대표팀의 행보에 자국 선수들을 보호해야 한다는 ‘순혈주의’ 논쟁이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닐 터. 국제축구연맹(FIFA)이 추진했던 각국 프로리그의 용병 한도를 5명으로 제한하는 ‘6+5’안도 같은 맥락에서 살필 수 있다. 일단 UEFA의 거센 반발에 부딪히긴 했지만 언제든 제기될 수 있는 민감한 사안이다.

이에 대한 벤치의 견해는 어떨까. 항시 “클럽이 우선”이란 견해를 보여 온 아스널의 웽거 감독은 물론, 2년 전만 해도 “자국 선수를 보호해야한다”에 찬성표를 던진 맨유의 퍼거슨 감독은 그 취지에 공감은 해도 막상 시행에는 주저하고 있다.

2009-2010시즌 리그 개막전 출전 명단만 봐도 맨유, 아스널의 외국선수 비율은 두어 명만 제외하고 역시 80-90%%에 육박했다. 또한 ‘빅4’ 사령탑들이 전부 외국인(맨유 퍼거슨-스코틀랜드, 아스널 웽거-프랑스, 첼시 안첼로티-이탈리아, 리버풀 베니테스-스페인)이란 점도 독특한 의미를 부여한다.

클럽과 대표팀이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를 희망하는 잉글랜드 축구계의 딜레마는 EPL이 지속되고, 여전히 ‘용병 고용’이 존재하는 한 계속될 전망이다.

남장현 기자|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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