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씽스페셜] 유망주해외로내쫓는‘씁쓸한드래프트제

입력 2009-10-08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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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준화명분연봉 5000만원제한대어들대우좋은 J리그로줄줄이
K리그 관계자들은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에서 8강에 오른 어린 태극전사들을 보면서 기쁨과 동시에 씁쓸함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한다.

김민우(연세대), 김보경(홍익대), 박희성(고려대) 등 좋은 재목들이 눈에 띄지만 스카우트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 고교와 대학 유망주들은 최근 아시아쿼터제가 시행되면서 드래프트를 실시하는 K리그 대신 자유계약이 가능한 일본 J리그로 진출하고 있다. 프로관계자들은 “드래프트가 유망주들의 해외 유출로 이어지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전력평준화 위한 드래프트의 폐해

K리그는 전력평준화를 위해 드래프트로 신인선수를 선발하고 있다. 각 팀 1라운드에서 선발된 선수는 계약기간 3년에 첫해 연봉 5000만원을 받는다. 하지만 J리그로 진출하면 대우는 훨씬 좋아진다. J리그 팀들은 약 1억원의 연봉과 사이닝보너스, 학교 보조금까지 책정해 선수들을 유혹한다. 여건이 좀 더 좋은 J리그로 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또한 J리그에서 뛰다 K리그로 이적하면 신인으로 입단하는 것보다 많은 연봉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J리그행을 부채질하고 있다.

청소년대표팀 가운데 일본에서 뛰는 선수들은 4명이다. 프로구단의 한 스카우트는 “대학이나 고교 경기에 가보면 일본 스카우트를 쉽게 만날 수 있다. 아시아쿼터제 시행으로 J리그에서 한국의 유망주들을 싹쓸이 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들 정도”라고 말했다.

○연맹차원의 대비책 마련 절실



프로연맹 차원의 대비책 마련이 절실하다. 국내 구단들이 유소년클럽을 창단해 운영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학교축구를 통해 나오는 유망주들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또한 유소년클럽을 통해 배출한 선수는 한해 팀당 4명까지만 선발이 가능하도록 제한하고 있다.

한 프로구단 관계자는 “연맹차원에서 드래프트제에 대한 보완책을 준비하든지 아니면 다시 자유계약으로 돌아가야 유망주들의 유출을 막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연봉을 5000만원으로 묶는 것에 대한 재검토가 절실한 상황이다. 좀 더 현실적인 방안이 나와야 프로 선수 수급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드래프트제에 대한 보완이 시급한 시점이다.
포항 |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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