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해마다‘오락가락’텅빈축구경기장이유있었네

입력 2009-10-08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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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삼성과 전북 현대의 FA컵 4강전이 벌어진 7일 수원월드컵경기장. 프로와 아마를 통틀어 한국축구 최고 클럽을 가리는 대회의 준결승치고는 썰렁하다 못해 을씨년스런 분위기가 연출됐다.

이날 관중은 손가락으로 헤아릴 정도. K리그 최고 인기구단 수원의 올 시즌 평균 관중인 1만6000명에 비하면 해도 너무한 수치다. 올 시즌 주중 경기만 해도 수원은 1만 명 안팎이 경기장을 찾았다.

K리그 관계자는 “4강전부터는 경기장 사용료를 협회가 부담하는 대신 입장료 수익 등도 모두 협회 몫 아니냐. 그런데 시내에 현수막 하나 내걸리지 않았다. 협회 홈페이지를 들어가 봐도 A매치에 관한 내용만 있을 뿐 FA컵 일정은 메인 화면에서 찾을 수가 없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협회는 예선부터 8강까지는 홈 구단이 경기를 주최할 수 있도록 했지만 4강과 결승은 공정성과 그 중요도를 감안해 자신들이 그 권리를 갖는다. 이를 문제 삼을 수는 없지만 경기 방식이 매해 바뀌는 것은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2004년에는 4강과 결승이 창원에서, 2005, 2006년에는 서울에서 단판승부로 치러졌다. 2007년 준결승은 올해처럼 진출 팀의 홈구장에서 벌어졌고, 결승은 홈앤드어웨이로 승자를 가렸다. 그러더니 작년에는 날씨가 따뜻하다는 이유로 4강과 결승이 모두 제주에서 벌어졌다.

매해 방식이 오락가락하다보니 해당 홈 구단들의 준비도 미흡하고 경기운영이나 홍보에 관한 노하우가 쌓일 리 만무하다. 올해는 결승전도 추첨을 통해 진출 팀 가운데 한 쪽의 홈구장에서 치를 예정인데, 이를 두고도 축구계 안팎에서 벌써 말들이 많다.

잉글랜드에서는 FA컵 결승을 축구성지 웸블리구장에서 매년 연다. 왜 잉글랜드에서 FA컵 타이틀이 정규리그 우승 다음으로 그 권위를 인정받는지 협회는 한 번쯤 생각해 봐야 한다.
수원 |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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