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다운]이현곤“방망이에심재학코치님기팍팍”

입력 2009-10-23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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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5차전 기아타이거즈 대 SK와이번스 경기가 22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3회말 1사 1,3루 기아 이용규의 절묘한 스퀴즈 번트 때 득점에 성공한 이현곤이 환호하고 있다. 잠실 | 김종원기자 won@donga.com

심재학 히어로즈 코치가 한국시리즈 5차전이 열린 잠실에서 다시 KIA유니폼을 입고 현역선수로 부활한 걸까?

경기를 앞둔 KIA 덕아웃에는 심재학 코치의 이름이 새겨진 배트가 놓여져 있었다. 심재학은 고려대 시절 아마추어 최고의 강타자로 명성을 날렸고 LG와 현대, 두산을 거쳐 KIA에서 지난해 은퇴했다. 배트에 새겨진 이름은 분명 심재학. 그러나 그 배트를 들고 나온 건 이현곤이었다.

이현곤에게 ‘심재학 코치에게 배트라도 선물 받았냐?’고 묻자 무엇인가 아쉬운 듯 고개를 저었다. 이현곤은 “4차전에서 홈런 날린 방망이가 부러져버렸어요. 다행히 경기 직전 배트 제조회사에 다니는 친구가 심재학 코치님 이름으로 만들어놨지만 은퇴해서 지급하지 않은 배트를 두 자루 선물해줬어요. 쓰던 배트가 부러졌으니 새 배트로 열심히 쳐야죠”라며 웃었다.

이현곤은 한국시리즈 직전 타격 컨디션이 좋아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조범현 감독에게 큰 기대를 받았다. 그러나 1∼2차전에서 6타수 무안타로 침묵했고 3차전에서야 가까스로 첫 안타를 신고했다. 이현곤은 4차전에서 4타수 3안타에 홈런까지 날리며 KIA 타선을 이끌었다. 특히 9회 2사 만루 역전 찬스까지 맞았지만 타격 순간 배트가 부러지면서 유격수 땅볼로 물러섰다.

아끼던 ‘요술 방망이’가 부러졌지만 심재학 코치의 기를 받아 대신하면 된다는 듯이 이현곤은 힘차게 배트를 휘두르며 타격훈련에 땀을 쏟았다.

잠실 |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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