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보물 선발진 애물 될라”

차우찬 매티스 저마노 1~3선발 스타일 비슷
류중일감독 “KS 내리 출격땐 상대 적응쉬워”

삼성은 요즘 ‘내가 제일 잘 나가’를 외치고 있다. 후반기 들어 단 한 차례 추월도 허용하지 않고 줄곧 선두를 질주해 어느덧 한국시리즈 직행을 눈앞에 두고 있다.

초보사령탑임에도 당당히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넘볼 수 있게 된 류중일 감독은 “다른 팀들과 달리 우리는 후반기에 오히려 선발진이 안정됐다. 마무리 오승환도 완벽하게 부활해 팀 승리를 잘 지켜주고 있다”며 “방망이가 약한 점이 고민스럽다”고 말해왔다.

그러나 류 감독의 속내는 달랐다.

23일 대구 넥센-삼성전에 앞서 류 감독과 장시간 대화를 나눈 양상문 MBC라이프 해설위원은 “류 감독이 선발 때문에 고민하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탄탄한 선발진이 페넌트레이스 1위의 원동력임에는 틀림없지만 게임의 질이 다른 포스트시즌 무대에서도 위력을 발휘할지에 대해선 미심쩍어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양 위원은 “한국시리즈 1∼3선발로 내세울 차우찬, 매티스, 저마노가 상대 타자들을 압도하는 투수들은 못 된다. 차우찬은 작년만한 공을 못 던지고 있고, 매티스와 저마노 역시 직구보다는 변화구 위주로 던진다. 어찌 보면 셋 다 비슷한 유형의 투수들이기 때문에 1∼3차전에 내리 출격하면 적어도 2, 3차전 선발투수들은 상대에게 쉽게 공략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차우찬은 지난번(20일 대구 두산전)에 많이 맞았어도 구위는 전보다 향상된 모습이었다”며 “차우찬이 살아나면 균형이 맞는다”고 분석했다.

양 위원은 “다만 나머지 팀들도 작년의 SK나, 재작년의 KIA처럼 강하지는 않아 삼성의 우승 가능성은 가장 높아 보인다”고 예상했다.

대구｜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트위터 @jace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