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프로야구 FA 잔혹사 ‘Worst 3’

입력 2012-01-23 13: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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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 롯데 자이언츠 손민한. 스포츠동아DB

지난 1999년 한국 프로야구에도 메이저리그와 같은 FA(프리에이전트)제도가 도입됐다.

선수들은 종전에 비해 자신의 합당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게 됐고, 구단은 FA 선수 영입을 통해 확실한 전력보강을 할 수 있게 됐다.

2011-12 FA 시장에서는 이택근(32)이 친정팀 넥센 히어로즈로, 송신영(36)이 한화 이글스로, 이승호(31)와 정대현(34)이 롯데 자이언츠로, 조인성(37)과 임경완(37)이 SK 와이번스로 이적하며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한 이동이 있었다.

한국 프로야구에 FA 제도가 생긴지 13년, 훌륭한 성적을 기록하며 구단과 팬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은 FA 선수는 드문 반면 기량 하락과 연이은 부상에 신음하며 구단의 골칫덩어리로 전락해버린 FA는 부지기수다.

FA 선수 중 제 몫을 다 하지 못하고 흔히 ‘먹튀’로 불리게 된 대표적인 선수들로는 누가 있을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선수는 손민한이다. 손민한은 고려대를 졸업하고 지난 1997년 롯데 자이언츠에 입단해 2008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취득했다.

롯데는 ‘암흑기 에이스’로 불리는 손민한에게 최고의 대우를 해줬지만 손민한은 2009시즌 14경기에 등판해 6승 5패와 5.19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또한 2010년과 2011년에는 연이은 부상으로 인해 단 한차례도 1군 무대에 오르지 못했다. 롯데는 결국 2011시즌 후 손민한에게 방출을 통보했다.

이후 손민한은 신생팀 NC 다이노스 입단을 타진했으나 끝내 무위로 돌아가며 현재 은퇴 위기에 놓여있다.

또 한명의 대표적인 FA 실패 사례로 꼽을 수 있는 선수는 LG 트윈스의 홍현우다.

홍현우는 해태 타이거즈 시절 한국 프로야구 최고의 내야수로 군림했다. 정교한 타격과 넘치는 파워, 빠른 발 까지 겸비하며 그라운드를 휘저었다. 1999시즌에는 3할 타율과 30-30클럽을 달성하기도 했다.

성적 부진에 시달리던 LG 트윈스는 2000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취득한 홍현우에게 4년간 22억 원의 당시로는 파격적인 조건의 계약을 안겼다.

하지만 홍현우는 LG 이적 첫 해인 2001년 60경기에 나서 0.198의 타율과 2홈런 16타점을 기록하는 등 LG에서 4년 동안 221경기에 나서 타율 0.204와 14홈런 63타점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홍현우의 참담한 성적을 보다 못한 LG는 2004시즌 종료 후 그를 KIA로 트레이드 했다.

세 번째로 소개할 FA 실패 사례 역시 LG 소속의 진필중이다.

진필중은 한국 최고의 마무리 투수였다. 휘문고와 중앙대를 졸업하고 지난 1995년 프로 무대에 데뷔한 뒤 역대 최고의 타고 투저 시즌으로 꼽히는 1999년 16승 6패 36세이브와 평균자책점 2.37을 기록했다.

이어 2000시즌에는 5승 5패 42세이브와 평균자책점 2.34를 기록하며 오승환 이전의 ‘끝판 대장’의 모습을 보였다. 또한 FA 직전 해인 2003시즌에도 KIA 소속으로 4승 4패 19세이브와 평균자책점 3.08을 기록하며 꾸준히 안정감 있는 피칭을 선보였다.

하지만 FA를 통해 LG로 이적한 2004시즌. 진필중은 15세이브를 기록했지만 0승 4패와 5.23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이후 2005, 2006 두 시즌동안 38경기에 나서 3승 10패 0세이브 2홀드와 평균자책점 4.96을 마크하는데 그쳤다.

1999시즌부터 2002시즌까지 4시즌 동안 132세이브를 기록하며 한국 최고의 마무리로 군림하던 모습은 찾을 수 없었다.

진필중에게 4년간 30억 원을 안기며 뒷문 강화를 노렸던 LG로서는 또다시 FA 영입 실패의 쓴잔을 맛봐야 했다.

동아닷컴 조성운 기자 madduxl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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