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직전 선수들 호된 질책 전북 응집력 180도 바꿨다

최강희 감독. 스포츠동아DB

■ 전북 최강희 감독 복귀전 막전막후

쉴 새 없는 골 행진이었다. 전북현대 최강희(사진) 감독의 복귀전이 열린 6월30일 전주월드컵경기장. 전북은 경남FC의 골문을 사정없이 두드렸다. 결과는 4-0 승. 진정한 ‘닥공(닥치고 공격)’이었다. 전북은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팀으로 탈바꿈했다. 경기장을 찾은 팬들이 가장 기뻐했다. 후반 들어 끊임없이 퍼붓는 공세에 뜨거운 함성과 박수가 경기장에 울러 퍼졌다. 8448명이 들어찬 관중. 다소 적은 숫자이지만 2만 관중 부럽지 않은 열기였다. 경기를 마치자 모두가 최 감독을 연호했다. 이보다 완벽할 수 없었던 ‘왕의 귀환’이었다.


● 막전막후

최 감독은 6월27일 파주NFC를 찾아 그동안 고생했던 대한축구협회 스태프와 인사를 나눴다. 다음날 낮 팀 숙소를 찾아 전북 감독으로서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원래 최 감독은 팀 미팅 때 쓴 소리를 하지 않는다. 선수들을 무한 신뢰한다.

그러나 이번엔 달랐다. 훈련 직전 선수들을 모아 놓고 호되게 질책했다. 최 감독 시절 전북은 2골을 먹으면 3골을 넣고 이겼다. 전주극장, 전주성도 그래서 나온 말이다. 그러나 집을 비운 1년6개월 동안 그런 모습이 사라졌다. 최 감독은 부진한 경기력, 실종된 투지, 패배의식을 지적했다. 6월26일 수원 삼성전에서 4-5로 패해 복귀를 더 이상 미룰 수 없었다. 무너진 밸런스에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팀 성적도, 단장님도 더 이상 기다려주지 않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복귀가 늦춰지지 않을까 걱정했던 전북 관계자들은 복귀일이 정해지면서 들뜬 목소리였다. 고전하고 있는 전북을 단숨에 일으켜 세울 것으로 기대했다. 김동탁 사무국장은 “최 감독님이 오신 첫 훈련부터 선수들의 자세가 달라졌다”고 말했다.

28, 29일 훈련장에는 100여명의 팬들로 붐볐다. 팬들과 일일이 사진을 찍고 사인을 해줬다. 소나기가 내렸지만 문제가 되지 않았다. 최 감독은 “노인네부터 꼬마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찾아주셨다. 기다려주신 팬들을 위해 2011년 우승 당시 모습을 되찾아야겠다”고 말했다.

전북은 주말 경남전에서 분명한 약점을 노출했다. 침투패스에 수시로 결정적 기회를 내줬다. 수비 조직력, 공수 밸런스도 부족했다. 그러나 눈빛만큼은 달랐다. 선수들은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투지를 보여줬다. ‘주장’ 이동국은 “감독님이 오시면서 응집력이 달라졌다”고 전했다. 그러나 최 감독은 일희일비 하지 않는다. 당장 선수 인터뷰를 금지시켰다. 성남(3일)전이 시험대다. 냉철한 분석으로 ‘명가 재건’에 나서겠다는 각오다.

전주｜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angjun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