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당장 16강전부터 징계 발효, 우루과이와 소속팀 리버풀은 초비상
우루과이에선 수아레스 감싸기 여론 “징계는 FIFA의 음모다.”
수아레스 할머니 “FIFA가 손자를 개처럼 내던졌다.”
결국 ‘핵이빨’이 월드컵 무대에서 쓸쓸히 퇴장했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26일(한국시간) 우루과이 수아레스(리버풀)에게 A매치 9경기 출장 정지 징계 처분을 내렸다고 공식 발표했다. 또 수아레스는 향후 4개월 간 축구와 관련된 모든 활동이 금지됐다. 10만 스위스 프랑(약 1억1400만원)의 벌금도 내야 한다.
● A매치 9경기 출전정지…월드컵 역사상 최고 징계
수아레스는 25일 브라질 나타우의 이스타지우 다스 두나스에서 열린 이탈리아와의 D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수비수 조르조 키엘리니(30·유벤투스)의 어깨를 깨물어 전세계 축구팬의 공분을 샀다. 2010년과 2013년에 이어 상대 선수를 치아로 물어뜯은 것만 이번이 3번째다. 키엘리니는 주심에게 자신의 어깨를 드러내 이빨 자국을 보여주며 강력히 항의했다. 주심은 당시 상황을 보지 못했지만, 수아레스의 만행은 중계화면에 정확히 포착됐다. 결국 FIFA는 조사에 착수했고, ‘핵이빨’에게 철퇴를 가했다.
이번 징계는 역대 월드컵에서 나온 징계 중 가장 무거운 수준이다. 종전까지 최고 징계는 마우로 타소티(이탈리아)가 1994미국대회에서 팔꿈치로 루이스 엔리케(스페인)의 코를 가격해 받은 A매치 8경기 출장정지였다. FIFA는 “어떠한 경우에도 용납할 수 없는 행위였다”고 중징계의 배경을 설명했다.
● 발등에 불 떨어진 우루과이와 리버풀
이번 징계는 당장 29일부터 열리는 콜롬비아와의 16강전부터 발효된다. 주전 골잡이를 잃은 우루과이로서는 치명적인 결과다. 우루과이축구협회는 비상이 걸렸다. AP통신은 27일 “우루과이축구협회가 수아레스 징계와 관련해 FIFA에 이의를 제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영국 가디언지에 따르면, 수아레스에 대한 FIFA의 징계는 “연기 될 수 없다”는 단서가 붙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아레스의 16강전 출전은 사실상 불가능한 셈이다.
수아레스의 소속팀 리버풀의 발등에도 불이 떨어졌다. 당장 8월 16일 사우샘프턴과의 프리미어리그 개막전부터 10월 25일 헐시티전까지 13경기를 뛸 수 없게 됐다. 수아레스는 지난 시즌 31골을 뽑아내며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에 오른 리버풀의 핵심전력이다. 27일 영국 언론들에 따르면, 리버풀 이안 에어 대표는 “우리는 FIFA의 징계위원회 보고서를 검토하기 전까지 이번 사건에 대해 어떠한 언급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 우루과이 여론은 수아레스 감싸기
한편 일부 우루과이 국민들은 이번 징계가 “FIFA의 음모”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루과이의 한 시민은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FIFA는 수아레스를 월드컵에서 빨리 쫓아내길 원한다. 우루과이는 이탈리아, 잉글랜드 등 강대국을 조별리그에서 탈락시킨 약소국이다. FIFA의 입장에서는 우루과이가 잘한다고 해도 별 이익이 없을 것 같다”며 징계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수아레스의 할머니 리라 피리즈 다 로사 역시 27일 영국 미러지와의 인터뷰에서 “FIFA가 손자를 브라질월드컵에서 쫓아내기 위해 야만인처럼 대우하고 있다. FIFA는 수아레스를 개처럼 내던졌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AP통신은 “수아레스가 브라질에서 우루과이로 돌아온다는 소식을 들은 수백 명의 팬들이 몬테비데오 공항에 몰렸다”고 전했다 하지만 우루과이 축구협회는 트위터를 통해 “수아레스는 아직 브라질에 있다”고 밝혔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setupman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