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보러 온 로이스터…롯데 복귀설만 증폭

입력 2015-10-07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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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리 로이스터 롯데 전 감독. 스포츠동아DB

시즌 중반부터 롯데 안팎에선 꾸준히 한 사람의 이름이 거론됐다. 제리 로이스터 전 감독(사진)에 대한 향수는 여전히 짙게 롯데를 감싸고 있다. 과연 그가 온다고 롯데가 달라질 수 있을까.

이종운 감독이 8위라는 성적표를 받아들자, 올해도 ‘실패’에 대한 책임론이 거세다. 이런 상황에서 로이스터 전 감독이 방한했다. 골프국가대항전인 프레지던츠컵 관전차 5일 입국했다. 시기적으로 묘하다.

‘구직자’ 신분인 로이스터는 한국행에 대한 미련을 갖고 있다. 미국 현지에서 한국행에 대한 견해를 직접 밝히기도 했다. 그에게 한국에 대한 기억은 좋다. 가뜩이나 외국인선수를 떠받들기로 유명한 한국프로스포츠인데, 한 팀의 수장으로 극진한 대접을 받았다. ‘골프광’답게 경기가 없는 월요일마다 골프도 치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과거 롯데는 로이스터 체제에서 ‘노 피어(No fear)’라는 구호 아래 화끈한 공격야구로 8년간의 암흑기를 끝냈다. 그러나 공이 있으면 과도 있는 법. 로이스터의 잔재는 롯데에 나쁜 쪽으로 작용했다. 당시 롯데는 ‘자율야구’의 장점을 마음껏 뽐냈다.

그런데 그가 떠난 뒤로, 책임 없는 자유만이 남았다. 선수단은 점점 힘을 길렀고, 코칭스태프와의 파워게임에서 주도권을 쥐기에 이르렀다. 어떤 코칭스태프가 와도 힘든 환경이다.

이미 신동빈 롯데 회장은 ‘적극적 지원’을 공언했다. FA(프리에이전트) 영입 등 전력보강과 감독 교체 등의 방안도 있지만, 롯데에 시급한 것은 한참 변질된 팀의 체질 개선이다. 건강한 팀 문화를 만들고, 2군 시스템을 강화해야 ‘미래’가 있다. 선수단에 리더가 사라지고 고참만 남은 다른 팀의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고, 삼성처럼 육성 시스템이 확실한 팀으로부터 배워야 한다.

팀의 기초체력 강화를 고민한다면, 로이스터가 좋은 감독인지에 대한 질문에는 선뜻 답을 내놓기 어렵다. 자율야구가 그리운 선수들은 좋을지 몰라도, 팀의 미래는 물음표다. 지금 롯데에는 ‘헤드코치’보다는 팀 전체를 아우르는 ‘매니저’가 필요하다. 모든 것은 신동빈 회장의 결정에 달렸다. 잘못된 선택은 또 다른 암흑기를 부를 수 있다.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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