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난 리베로의 허슬플레이…왜?

입력 2016-01-25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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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카드 김상우 감독. 스포츠동아DB

이세호 위원 “구단도 수비가치 인정”
김상우 감독 “좁아진 수비공간 때문”


요즘 국제배구계에서 V리그가 많은 화제를 만들고 있다.

국제배구연맹(FIVB) 홈페이지에 대한항공 최부식(38)의 ‘발 디그’ 영상이 소개됐고, 해외 배구 관련 사이트에는 OK저축은행 정성현(25)의 점프 다이빙 디그가 화제 영상으로 등장했다. 정성현은 20일 KB손해보험전에서도 1세트 26-25에서 상상을 초월한 디그로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그 장면 또한 수많은 전 세계 배구팬들이 봤다.

최근 FIVB는 한국배구연맹(KOVO)에 V리그의 경기 영상을 사용하고 싶다는 연락을 해왔다. “경기가 흥미로운 V리그 영상을 FIVB 홈페이지에 내보내고 싶은데, 영상과 텍스트를 따로 제작해 보내줄 수 있겠느냐”는 문의였다. KOVO는 싫지 않은 반응이다. V리그 영상의 해외사용은 저작권을 지닌 회사와 협의가 필요했다. KOVO는 FIVB와 연결시켜줬다. 현재 FIVB는 각국 배구협회가 만들어준 영상과 텍스트를 무료로 사용한다. V리그는 아직 홈페이지용으로 따로 경기 영상과 텍스트를 제작하진 않는다.

올 시즌 유난히 리베로들의 눈부신 플레이가 자주 나오고 있다. 그 이유가 궁금했다. 24일 장충체육관에서 만난 이세호 KBSN스포츠 해설위원은 ‘돈의 효과’라고 설명했다. 이 위원은 “지금 V리그 최고 연봉 선수가 여오현(현대캐피탈)이다. 수비의 가치가 갈수록 높아지고 구단이 인정해주니까 리베로들이 죽기 살기로 더 열심히 한다”고 말했다.

OK저축은행 김세진 감독은 “전체적으로 리베로의 기량이 늘었다. 국제무대에서도 높이 평가받는 외국인선수들과 상대하며 적응력이 높아졌다. 수비수들이 궂은일을 잘한다”고 말했다. 우리카드 김상우 감독은 “선수들은 본능적으로 공만 보고 뛰어가는데, 이번 시즌부터 엔드라인이 8m에서 6.5m로 앞당겨지면서 수비공간이 좁아지자 리베로들이 펜스를 자주 넘어 간다”고 밝혔다. 19일 대한항공전에서 몸을 사리지 않은 허슬플레이를 여러 차례 했던 우리카드 정민수(25)는 “상대팀 선수가 잘하면 경쟁심이 생겨 더 열심히 하게 된다”고 말했다.

보기에는 좋지만 허슬플레이에 대한 우려도 있다. 김상우 감독은 “덤비지 않고 침착하게 수비하는 것이 파인플레이보다 더 중요하다. 무리하다 자칫 부상을 당하면 팀에 더 큰 손실이다”고 지적했다. V리그의 코트 뒤에는 경기분석관, 전산과 기록을 담당하는 KOVIS 요원들이 자리하는데 책상과 아크릴판 컴퓨터 등 시설이 있어 자칫 선수와 관계자들이 충돌해 큰 부상을 당할 위험천만한 상황도 자주 발생한다.

장충 |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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