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심판문제와 관련한 화살은 특정팀으로 향하고 있다. 소속 스카우트가 ‘심판매수’ 혐의를 받고 있는 K리그 클래식(1부리그) 선두 전북현대다. 이미 3차례 공판이 진행된 가운데 돈을 주고받은 해당 스카우트와 심판 2명에 대한 선고공판은 28일 열린다. 항소 등의 절차가 없다면 공은 한국프로축구연맹(총재 권오갑)으로 넘어간다. 프로축구연맹은 ‘법적 선고가 나올 때까지’ 미뤄온 상벌위원회를 소집해 전북 구단에 대한 징계를 확정할 방침이다.
여기서 짚고 넘어갈 문제가 있다. 이번 스캔들이 전북만의 문제인가다. 물론 잘못을 범했으면 규정에 따라 회초리를 맞아야 한다. 유죄 판결이 확정되면 전북 구단에 대한 징계는 당연하다. 다만 33년 역사의 K리그를 이끌어온 프로축구연맹 또한 진정으로 심판문제에서 자유로운지는 따져볼 필요가 있다.
한국 심판들은 독립적 기구에 속해 있지 않다. K리그 심판들은 프로축구연맹의 관리를 받는다. 대부분의 국제축구연맹(FIFA) 회원국 축구협회는 아마추어 및 프로 심판을 총괄한다. 대한축구협회와 프로축구연맹이 각자의 길을 걷고 있는 한국은 특수한 구조다. 프로와 아마 심판위원장도 분리돼 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현장을 누비는 심판들은 물론 심판선발·선임·배정 등의 업무에서 막대한 권한을 행사하는 심판위원장들 또한 비위를 저지르곤 한다. 최근 2명의 전직 프로축구연맹 심판위원장이 법적 처벌을 받았다. 더 많은 경기에 배정해달라는 청탁을 받고 후배 심판 및 K리그 구단 코치로부터 돈을 받은 혐의가 인정돼 나란히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범행수법과 죄질이 불량하고, 직무의 적정성과 공정성에 대한 신뢰가 크게 훼손돼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밝혔다.
K리그 전반을 주관하는 프로축구연맹은 전북 구단에 대한 징계와 더불어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심판위원장들과 심판들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상응하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 스스로 반성하고 쇄신 의지를 보이지는 않고 소속 구단만 징계한다면 프로축구연맹의 권위 역시 추락할 수밖에 없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