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현진(왼쪽)과 황재균이 25일 나란히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했다. 각자 처한 상황은 다르지만, 2명 모두 생존을 위해 다부진 각오를 드러냈다. 인천공항|김종원 기자 won@donga.com
‘동갑내기 친구’ 류현진(30·LA다저스)과 황재균(30·샌프란시스코)이 성공적인 2017시즌을 보내기 위한 귀중한 첫 발을 내디뎠다. 야구인생의 새로운 출발점에서 선 이들은 25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취재진과 만나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둘은 처한 상황이 조금 다르지만 ‘도전’이라는 같은 과제를 안고 있다. 류현진은 2년간의 긴 재활을 마치고 다시 출발점에 섰고, 황재균은 돈, 환경 등이 보장된 삶을 뒤로 하고 꿈을 위한 도전을 선택했다.
쉬운 길이 아니다. 류현진은 2013년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다저스로 진출해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첫 해 14승8패, 방어율 3.00의 빼어난 성적을 거뒀고, 이듬해에도 14승7패, 방어율 3.38을 올리며 클레이튼 커쇼(다저스), 잭 그레인키(애리조나)와 함께 3선발로 실력을 인정받았다. 그의 발목을 붙잡은 건 부상이었다. 2015년 어깨, 2016년 팔꿈치수술을 하면서 2년간 재활에만 매달려야했다. 그 사이 팀에 많은 변화가 생겼고, 부상 경력으로 인해 예전에 비해 입지가 좁아졌다.
류현진은 출국 전 취재진과 만나 “메이저리그에 처음 갔던 2013년과 비슷한 마음인 것 같다. 다시 경쟁모드라고 생각하고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며 “감사하게도 김용일 LG 트레이너코치님께 도움을 받아서 몸 상태가 매우 좋다. 일본 오키나와에서 불펜피칭을 4번 했는데 어깨, 팔꿈치 통증이 하나도 없었다”고 말했다. 오랫동안 재활만 하다보니 야구에 대한 간절함도 커졌다. 그는 “2년 동안 아프기만 했다. 야구를 잘해서 경기에 나가야 한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며 “스프링캠프 첫 날부터 문제없이 일정을 소화하고 마운드 위에서도 제대로 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이제 DL(부상자명단)에 그만 올라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준비는 잘 됐다.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하려고 한다. 많은 응원해주시길 바란다”고 부탁했다.
류현진과 같은 날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은 황재균도 이를 악물었다. 그는 류현진과는 또 다른 상황이다. 스플릿계약(마이너리그와 메이저리그 보장내용이 다른 계약)이기 때문에 백지상태에서 실력으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야 한다. 그는 “난 도전하는 입장이다. 꿈을 위해 한 발짝 내디디는 것이라 생각한다”며 “바닥부터 위로 치고 올라갈 수 있도록 죽기살기로 한 번 해보겠다”고 말했다.
구단이 황재균에게 가장 바라는 것은 ‘거포 3루수’의 모습이다. 그도 “구단에서 가장 높게 본 게 홈런 개수를 유지하면서 삼진수를 줄인 것이었다. 계속 발전했고, 앞으로도 발전할 것이라고 얘기했다”며 “앞으로 파워를 키우면서 도루까지 할 수 있는 모습으로 어필하려고 한다”고 전략을 밝혔다. 준비는 돼있다. “두렵기보다는 설렌다”는 그는 “(미국 진출을 위해) 1년 전부터 영어공부를 해왔고, 스윙도 빠른 공을 치기 위해 계속 교정하고 있었다. 3루수뿐만 아니라 다른 내야포지션 수비훈련도 꾸준히 해왔다. 스프링캠프부터 기회를 부여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인천국제공항 |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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