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위 두산·우승팀 두산과 무엇이 다른가

입력 2017-05-09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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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DB

32경기 21승10패1무 승률 0.677, 2위와 2.5게임차 1위. 32경기 14승17패1무 승률 0.452, 1위와 8.5게임차 7위. 전혀 다른 팀의 기록 같다. 그러나 모두 두산의 성적이다. 단 1년의 시간차이가 있을 뿐이다.


● 7위 두산·2016년과 무엇이 다른가

두산 캡틴 김재호는 시즌 초 “선수들이 피곤함을 많이 느끼는 것 같다”는 말을 자주 했다. ‘우승 후유증’, ‘월드베이스볼 후유증’같은 말이 나올 때였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디펜딩 챔피언 두산이 곧 선두권으로 치고 올라갈 것으로 예상하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리그 최고의 선발진을 갖췄고, 이용찬 홍상삼 등이 전역해 마운드 전력은 오히려 더 강해졌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벌써 5월 초. 팀당 32경기를 치렀다. 지난해 32경기를 치른 시점에서 1~3위를 기록했던 두산·NC·넥센은 시즌 종료까지 1~2~3위를 지키며 페넌트레이스 결승점을 통과했다. 32경기를 치른 8일까지 두산의 순위는 7위다.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정상을 차지한 디펜딩 챔피언의 막강한 전력은 좀처럼 되살아나지 않고 있다.

두산 김재호. 스포츠동아DB



● 선발진 전력이 가장 큰 차이

2016년 시즌 초반 두산 선발진은 막강했다. 32경기 18승6패 승률 0.750, 방어율 3.76을 자랑했다. 선발투수들은 평균 5.2이닝을 책임졌다. 2017년 선발진은 전혀 다른 모습이다. 32경기 10승11패 방어율 4.50, 승률은 5할이 되지 않는 0.452다. 2016년 더스틴 니퍼트(6승), 마이클 보우덴, 장원준(이상 4승), 유희관(3승)까지 ‘판타스틱4’가 위용을 뽐냈다. 그러나 올 시즌 보우덴이 어깨 부상으로 선발진에서 이탈하며 무려 8명이 32경기에 선발 투수로 투입됐다. 보우덴의 공백을 극복하지 못한 점이 전체 성적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두산 보우덴. 스포츠동아DB



● 공격력의 결정적 차이 장타율

2016년 두산은 선발진도 강했지만 타선도 화끈했다. 김태형 감독은 두려움 없는 스윙을 강조했다. 팀 병살타가 32개로 리그에서 2번째로 많았지만 팀 홈런 38개는 압도적인 1위, 장타율 0.459도 타 팀과 비교를 거부했다. 그러나 2017년 두산의 팀 홈런은 31개로 줄어들었고 장타율은 0.396으로 크게 낮아졌다. 장타율 순위는 리그 6위다.

중심타자 오재일의 부진이 도드라진다. 오재일은 지난해 32경기 타율 0.392 5홈런 OPS(출루율+장타율) 1.139로 펄펄 날았다. 올해는 타율 0.195 1홈런 OPS 0.557로 부진하다. 김재환이 타율 0.313 6홈런으로 분전하고 있지만 타선은 하나로 이어진 살아있는 선이다. 오재일의 부진은 김재환, 닉 에반스 등 다른 중심타자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친다. ‘곰의 탈을 쓴 여우’로 불리는 김태형 감독은 치밀한 승부사다. 대외적으로 “괜찮다. 전력적으로 큰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지만 한용덕 수석코치에게 지난해처럼 다시 투수파트 전체를 맡기는 등 쇄신을 이어가고 있다. 이효봉 스카이스포츠 해설위원은 “두산은 저력이 있는 팀이다. 투타 밸런스가 맞지 않아 패하는 경기가 많았다. 타선은 양의지, 민병헌 등 경험 많은 선수들이 위기를 돌파할 능력이 있다. 보우덴의 공백은 빨리 해결해야 할 부분이다”고 말했다.

두산 오재일. 스포츠동아DB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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