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타슈켄트] 지면 끝장…5일 밤 12시 우즈벡과 단두대 매치, 기성용, 뜰까?

입력 2017-09-04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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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대표팀 기성용. 스포츠동아DB

대표팀 타슈켄트 첫 훈련 정상 소화
현지 기자들 “올줄 몰랐다”깜짝 놀라
기성용 “몸 괜찮아, 충분히 뛸수 있다”
묵직한 존재감…벤치에 있어도 위력


“몸은 충분히 괜찮아요. 지금은 뛸 수 있어요.”

축구국가대표팀의‘원조 캡틴’기성용(28·스완지시티)이 출격명령을 기다리고 있다. 신태용(47) 감독의 대표팀은 이란과의 2018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홈 9차전을 마친 다음 날(9월 1일), 우즈베키스탄 원정경기를 위해 출국했다.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에서 마주친 기성용은 “많이 (몸이)올라왔다. 아프지 않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무릎 부상 후유증으로 8월 31일 이란전에 결장했다. 소속 팀의 협조 덕분에 예정보다 빨리 대표팀 캠프에 합류했으나 정상적인 풀 트레이닝이 아닌, 개인훈련에 매진했다.

대표팀 코칭스태프는 기성용을 이란전 출전엔트리(23명)에서 완전히 제외했다. 익숙한 필드 대신 관중석에서 동료들을 지켜봤다. 아쉬움이 컸다. 우즈베키스탄이 중국 원정에서 0-1로 무너져 우리가 이겼더라면 일찌감치 통산 10회, 9회 연속 월드컵 본선진출을 확정할 수 있었지만 끝내 이란의 골 망을 열지 못해 지금에 이르렀다.

최종예선 경기마다 번번이 실점을 했던 대표팀은 모처럼 무실점 경기를 했지만 단조로운 공격으로 원하는 결실을 맺지 못했다. 중원에서 안정을 주고, 날카로운 침투패스로 찬스의 시발점 역할을 해온 기성용의 빈 자리가 컸다. 자신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간절한 기도의 문구를 띄우며 승리를 기원한 기성용은 이제 ‘승리의 키(Key)’로 돌아올 채비를 마쳤다.

축구대표팀 기성용. 스포츠동아DB


9월 3일 타슈켄트 분요드코르 스타디움 7번 보조구장에서 마무리 된 대표팀 훈련에서 기성용도 모습을 드러냈다. 이번 소집에서 처음으로 동료들과 호흡을 맞췄다. 이번 외나무다리 경기 때 출격의 기대감이 높다.

물론 마냥 낙관할 수는 없다. 당장 투입을 장담하기 어렵다. 프리시즌도 제대로 참여하지 못한 터라 정상 훈련을 2∼3일 짧게 진행한다고 해서 즉시 출전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설사 뛰더라도 100% 경기력은 나오기 어렵다.

신 감독 역시 “출전 가능성은 50대50이다. 많이 좋아진 것은 맞지만 몸이 올라왔어도 곧장 경기에 뛰는 것은 위험할 수도 있다. 꾸준한 훈련에 더해 연습경기를 하고 실전으로 이어져야 한다. 선수 보호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출국 인터뷰와 정확히 같은 내용이다.

그래도 큰 경기 경험이 풍부한 기성용이 우즈베키스탄전에서 벤치에 있는 것과 없는 것은 전혀 다르다. 묵직한 존재감으로 동료들에게 힘을 실어줄 뿐 아니라 상대 벤치의 혼란을 유도할 수 있다. 우리 대표팀 훈련장을 찾은 우즈베키스탄 기자들도 “기성용이 이란전 명단에 빠져있었는데, 정말 타슈켄트까지 올 줄은 몰랐다”며 다소 놀라는 모습이었다. 대표팀이 26명으로 소집훈련을 시작했다는 기초 정보도 미처 모르는 듯 했다. 우즈베키스탄 대표팀까지 이를 체크하지 못한 것은 아니겠지만 이미 충분히 혼선을 빚고 있음은 틀림없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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