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커 피플] 웃음 찾은 조용형 “이젠 정상에 서고 싶다”

입력 2017-09-28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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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형은 K리그 뿐 아니라 다양한 해외리그에서 활약한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이다. 2010남아공월드컵에서 한국축구가 원정 월드컵 사상 첫 16강에 오를 때 큰 역할도 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아직 우승 타이틀이 없다. 그는 제주에서 우승을 꿈꾸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3개월 징계 후 수원 징크스 탈출 한몫
“팀 분위기·선수 구성 좋아…우승 도전”

제주 유나이티드의 수비수 조용형(34)에게 올해 여름은 참 길었다.

그는 5월 31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우라와 레즈(일본)와의 원정경기 도중 발생한 사고로 심판과 충돌해 6개월 출전정지의 중징계를 받았다. 다행히 AFC에 억울한 상황을 설명하는 등 재심을 요청해 징계기간이 3개월로 줄어든 덕분에 시즌 안에 그라운드로 컴백했다.

우라와전에서 일어난 사고로 출전정지 징계를 받았던 조용형.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조용형은 9월 23일 수원 삼성과의‘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017’원정경기에 출전해 복귀전을 치렀다. 베태랑은 녹슬지 않은 기량으로 제주의 수비라인에서 버팀목 역할을 해냈다.

조용형이 징계를 받아 출전하지 못하는 동안 수비수 부족으로 고민한 제주는 그의 복귀 덕분에 수비라인 구성의 큰 짐을 덜 수 있게 됐다.

조용형은 “징계 직후에는 고민도 많았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빨리 지나갔고, 경기를 다시 할 수 있게 됐다. 그동안 2군에서 계속 훈련했다. 어느 팀이든 1군보다 2군의 훈련이 더 많다. 어린 선수들과 운동하면서 배울 건 배우고 했다. 그 덕분에 몸 상태를 잘 유지한 것 같다”고 했다.

팀의 선참으로 마음고생도 심했다. 우라와 원정경기 이후 제주는 상승세가 꺾이면서 잠시 주춤할 수밖에 없었다. 징계 여파도 있었지만 여름이적시장을 앞두고 팀을 옮기는 선수들이 잇따라 나온 탓도 적지 않았다.

조용형은 무거운 책임감을 느꼈다. “사실 제주가 나를 데리고 온 이유가 팀을 하나로 만들어달라는 것이었다. 그런데 내가 경기에 못나가는 상황이 돼 안타까웠다. 잠시 힘든 시간을 보낸 이후 팀이 다시 하나가 되면서 좋은 분위기로 바뀌었고, 성적도 나아졌다. 그래서 이제는 우승까지 도전할 수 있게 됐다”며 힘들었던 시간을 머릿속에 떠올렸다.

복귀와 함께 미소와 여유도 되찾았다. 복귀전에서 제주는 올 시즌 3연패를 당했던 수원에 승리하며 이른바 ‘수원 징크스’에서도 탈출했다. 이후 상주 상무와의 원정경기를 어렵게 비기긴 했지만 제주는 무패행진을 이어가며 리그 단독 선두 전북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조용형은 “올 시즌 개막할 때 3개 대회 가운데 1개는 우승하고 싶다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전북과 붙어있는데 지금의 좋은 분위기를 잘 유지해서 경쟁하도록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우승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조용형은 선수로서 많은 경험을 갖고 있다. K리그 통산 7시즌 169경기를 소화했을 뿐 아니라 중동과 중국 등 해외리그에 진출한 경험도 있다. 대표선수로 2010남아공월드컵에서 한국축구가 원정 월드컵 사상 첫 16강에 오르는데도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아직 우승이라는 타이틀은 없다.

남아공 월드컵 당시 조용형(오른쪽).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조용형은 “성남에 있을 때 준우승을 한 번 경험했는데 내 캐리어에 우승은 없다. 제주에서 뛰었던 2010년에는 팀이 계속 리그 1위를 했는데 내가 시즌 도중 카타르로 이적해 우승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현재 우리 팀의 선수 구성과 분위기가 좋다. 팀과 함께 꼭 정상에 서보고 싶다”면서 다시 한 번 우승을 향한 집념을 드러냈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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