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아이돌 홍보대사 ‘실종사건’

입력 2017-11-14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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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23일, K리그 미디어데이에서 홍보대사로 깜짝 위촉된 아이돌 러블리즈. 사진제공 ㅣ 홍진녕

바쁜 스케줄 ‘러블리즈’…아쉬운 활동
임명 아닌 위촉…홍보 활동 강요 못해
신인급 활용하는 J리그 벤치마킹 필요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였다. 2017 K리그 시즌이 끝나가지만 K리그 홍보대사인 아이돌 ‘러블리즈’는 K리그 전 구장 어디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활발한 활동을 보이는 박재정이나 J리그의 사례에 비해 K리그의 홍보대사 활용 방식은 아쉽기만 하다.

우선,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K리그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는 박재정은 다양한 노력으로 K리그에 대한 관심을 불러오고 있다. 포털을 통해 ‘박재정의 축구여행’이라는 칼럼을 기고하며 K리그 흥행에 필요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직접 내고 있다. 또한 K리그 전 구단의 홈경기를 방문하여 인증샷을 찍는 공약을 수행 중이다.

반면 러블리즈의 홍보대사 활동은 아쉽기만 하다. K리그 경기 도중 전광판을 통해 나오는 ‘경기장 매너 캠페인’ 5편과 ‘러블리즈와 함께 알아보는 K리그 키워드’ 제작에 참여하는데 그쳤다. 10편의 영상마저도 경기장 상영 이외에 실질적인 활동은 부족하다. 오히려 지금은 종영했지만 ‘SBS 풋볼매거진 골!’이 SNS를 통해 펼쳤던 ‘풋매골 라이브’가 시즌 동안 팬들의 관심을 끌었다. 이런 악순환은 2012년 홍보대사라는 타이틀이 생긴 이후 계속해서 반복되고 있다.

사실 홍보대사 임명은 처음부터 연맹이 ‘을’인 상황에서 시작할 수밖에 없다. K리그 홍보대사는 ‘임명’이 아닌 ‘위촉’ 형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어떤 일을 남에게 부탁한다’는 위촉의 뜻처럼 바쁜 스케줄의 아이돌에게 홍보대사 역할은 그저 연맹이 ‘부탁’한 일이기 때문에 적극적인 활동을 기대하긴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J리그의 사례는 좋은 참고사례가 될 수 있다. 2010년부터 홍보대사 격인 ‘J리그 여성 매니저’를 운영하고 있는 J리그는 바쁜 스케줄의 유명 연예인 대신 인지도가 신인급인 연예인을 활용해 J1과 J2 리그의 50개 전 구장을 한 시즌 동안 방문하고 있다. 단순히 경기장만 방문하는 것이 아닌 그 지역의 음식을 홍보하고 지역 미디어와 SNS 이벤트 참여, 개인 SNS를 활용한 홍보까지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리그의 규모차이가 있어 단순 비교는 다르지만 홍보대사에 대한 활동 범위를 정했다면 K리그에서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사례다.

2012년부터 2017년까지 운영된 K리그 홍보대사는 축구인부터, 아이돌, TV 애니메이션 캐릭터까지 다양한 형태로 운영되지만 실질적인 효과를 거둔 적은 없다. 그저 유명세만 고려하여 위촉한다고 저절로 K리그에 대한 애정심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Talk about K League’라는 슬로건처럼 K리그 이야기를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할 수 있는 홍보대사가 탄생하길 희망해본다.

홍진녕 스포츠동아 대학생 명예기자 richard101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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